'1인 기획사'를 세워 독자활동에 나서는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배우 강동원, 가수 효린, 배우 이제훈, 가수 강다니엘(왼쪽부터). /사진=장동규 기자, 임한별 기자, 브리지 제공
'1인 기획사'를 세워 독자활동에 나서는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배우 강동원, 가수 효린, 배우 이제훈, 가수 강다니엘(왼쪽부터). /사진=장동규 기자, 임한별 기자, 브리지 제공

소속사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연장하거나 다른 소속사를 물색하지 않고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스타들이 있다.

내로라하는 대형 기획사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1인 기획사로 새롭게 독자활동에 나선 스타들. 누군가에게는 사서고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새로운 목표를 위한 이들의 도전이 연예계에 1인 기획사 열풍을 이끌고 있다. 국내 연예계에서 인기 배우들 상당수가 소속사를 운영 중이다. 처음에는 홀로 시작했던 배우들이 향후 후배들을 들여 지금의 대형 기획사로 자리 잡아 '1인 기획사 성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 또한 막중한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스타들을 살펴봤다.


오래 몸 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지난해 12월부터 FA였던 강동원은 기존 소속사들 가운데 한 곳과 전속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1인 기획사 AA그룹을 설립했다. AA그룹의 소속사 대표는 H매거진 편집장 출신으로 강동원과 함께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강동원은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뜻이 맞는 선후배 배우가 있다면 영입할 계획이다. 영화 및 드라마 시나리오 개발, 제작에도 높은 관심을 보여 온 강동원은 기획사 설립과 함께 제작사도 별도 운영 중이다. 강동원은 영화 '천 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걸그룹 씨스타로 데뷔한 가수 효린은 그룹 해체 후 지난 2017년 오랜 고민 끝에 브리지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홀로서기에 나섰다. 효린의 1인 기획사 설립 소식은 아이돌 그룹 출신 아티스트가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던 만큼 우려의 시선 또한 많았지만 작사 및 작곡 등 직접 프로듀싱에 참여, 본인 스스로의 색깔을 녹여내면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오랫동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효린은 최근 신곡 '이게 사랑이지 뭐야'를 발매하고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퀸덤2'에 출연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훈이 1인 기획사를 차린 이유와 현실적인 고민을 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어글로리' 캡처
이제훈이 1인 기획사를 차린 이유와 현실적인 고민을 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어글로리' 캡처

배우 이제훈은 2021년 4월 1인 기획사 '컴퍼니온을 설립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현재도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 하드컷도 설립해 단편영화 '블루 해피니스'를 연출했다. 이제훈은 지난 5일 유튜브 '어글로리'에 출연, "'세간에 돈독 오른 거 아니냐'는 바보 같은 댓글이 있는데 어떻게 하다 설립하게 된 건가?"라는 질문에 "큰 뜻은 없었다. 다른 회사에 갈 경우 또 재계약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 상황이 생길 때 만약 서로 마음이 안 맞으면 또 새 회사를 찾아야 하지 않나. 이런 게 반복될 바에는 처음에 조금 힘들더라도 혼자 해보자 해서 도전하게 됐다"며 소속사 설립 배경을 전했다.

나아가 "솔직히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호기롭게 시작은 했는데 함께하고 있는 식구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더라"면서 "재밌는 건 내가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내가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쓸모가 없어지면 다 사라져버리기에 그렇다"며 책임감을 전했다.


강다니엘의 소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이하 커넥트)는 지난 2019년 그가 그룹 워너원 활동을 마친 지 약 6개월 뒤 1인 기획사로 출발했다. 커넥트엔터테인먼트는 전문적인 음악 제작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며 해마다 가파른 성장을 해왔다. 강다니엘 주축의 1인 기획사로 시작했지만, 국내외 걸출한 전문가들이 뭉치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챈슬러, 유주도 새로운 식구로 합류하며 아티스트 라인업 역시 화려해졌다.
가수 강다니엘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아레나에서 열린 2021 아시아아티스트어워즈(2021 Asia Artist Awards, 이하 2021AAA)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가수 강다니엘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아레나에서 열린 2021 아시아아티스트어워즈(2021 Asia Artist Awards, 이하 2021AAA)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그는 지난해 9월 '2022 APAN STAR AWARDS'에서 'K-POP 레이블상'을 수상, "커넥트엔터테인먼트로 받는 상이라서 더욱 감동적"이라며 "쉽지 않은 길이었다. 낯선 길 위에서 때로는 강해져야 했고 때로는 힘에 부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커넥트'라는 이름 안에서 함께 있는 우리 식구들, 그 어떤 존재에 대한 위대한 힘을 처음 느껴봤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배우 뿐 아니라 가수들 또한 '1인 기획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가요·드라마·예능·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활동을 하는데 있어 큰 지장이 없다. 특히 이들에게는 기획사의 간섭 없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작품 등을 선택함으로써 좀 더 자유로운 활동은 물론 수익 분배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반면 케어에 있어서는 상대적 어려움도 있다. 회사 운영에는 다소 미숙할 수 있고 불미스러운 일이나 개인적 논란, 피치 못할 공백기 등 리스크 관리 부족은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대형 기획사와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장단점이 뚜렷한 1인 기획사를 차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한 많은 스타들의 앞날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