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 /사진=뉴스1
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 /사진=뉴스1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개최한 주주총회 등을 통해 신규 지식재산권(IP)과 개발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투자와 M&A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단 계획이다.

3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들이 실적 반등을 위해 M&A를 고심중이다. 이들 게임사는 외연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실적과 주가 모두 끌어올리겠단 구상이다. 기존 게임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거나 신작 출시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성장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단 계획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약 7600억원의 투자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게임 스튜디오 및 IP 확보에 4200억원, 게임 제작이나 서비스 관련 기술 및 인프라 영역에 1500억원, 게임관련 산업 중심의 간접 투자에 1900억원 등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부터 10명여명 규모로 구성된 팀이 전 세계 250개 게임사와 미팅을 진행해왔다"며 "올해는 그런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M&A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신임 대표도 미디어 간담회 및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IP 확장을 위한 투자와 M&A 계획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신임 대표는 "투자와 M&A는 엔씨의 게임 파이프라인 확장 및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게임사를 최우선으로 한다"며 "소수 지분투자와 함께 게임의 퍼블리싱권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축은 게임회사에 대한 M&A"라며 "타겟 회사의 게임개발 역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수 후 엔씨 주주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는 재무적인 실적과 안정성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는 사내 여러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M&A 후보군에 대한 검토와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박 신임대표는 "M&A가 저희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므로 언제 어떤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섣부르게 말씀드리기는 힘들다"면서도 "적절한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적정한 가격으로 신속히 집행할 수 있도록 TF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는 올해 '글로벌 퍼블리셔'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28일 국내 출시한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 등 외부 개발사의 신작을 통해 성과를 낸단 전략이다.

컴투스는 지난달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대형 MMORPG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 부문장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컴투스는 지분 투자와 퍼블리싱 투자가 모두 열려 있는 회사"라며 "IP를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아웃소싱) 뿐만 아니라 지분 투자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웹젠도 유망 개발사 투자를 통한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만 총 350억원 규모의 투자 소식을 전했다. 지난 1월엔 하운드13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35.64%를 확보했다. 투자와 함께 신작 '프로젝트D'(가칭 드래곤소드)의 국내외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신작들의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이어 이달엔 신생 개발사 하나나스튜디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파나나스튜디오가 제작 중인 신작 게임 '프로젝트 세일러'의 퍼블리싱 계약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투자 및 M&A 계획을 구체화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며 "유망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게임 산업의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