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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국 해군력을 증강해 중국과 맞설 카드로 한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사례가 집중 소개되면서 K-함정 수출의 대표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 맞서 자국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동맹국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SJ은 미국의 조선 산업이 중국 대비 크게 뒤처졌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역시 미국이 쇠퇴한 조선업 경쟁력으로 인해 필요한 군함을 자체 건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이 막대한 국가 보조금과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건조하게 되면서 어느덧 중국의 해군 함대가 미국을 초월한 지 오래다.
미국은 조선소가 몇 남지 않았으며 그마저도 높은 인건비와 긴 건조 시간으로 인해 효율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자 미 해군 퇴역 관료인 브라이언 클라크(Bryan Clark)는 중국이 해양 지배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공급망을 교란시킬 위험이 있기에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조선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WSJ 등은 미국보다 훨씬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선박을 만들 수 있는 HD현대중공업과 같은 한국 기업을 통해 미국의 해상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는 동시에 2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하는데, 이는 미국의 작년 전체 선박 건조량인 4~5척보다 4배나 높은 수치다. 훨씬 많은 수의 선박을 동시 건조할 수 있어 미국 대비 건조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을 미국에서 건조할 경우 가격은 두 배 이상으로 뛰고 건조 기간은 약 3분의1 이상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HD현대중공업이 효율적 인력 운영, 선진적인 생산체계, 스마트 조선소 기술 등을 통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있다고 조명했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가 2030년까지 군함 신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부문의 매출을 3배가량 확대하는 목표를 밝힌 데 주목하며,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 미국 법령은 미국 선박은 반드시 국내에서 건조 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해외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하려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통령의 특별 승인을 받거나 해당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MRO, 교육훈련, 기술적 지원 등 분야에서만 해외 조선소와 협력이 가능하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 7월 미국 해군의 군함에 대한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조건을 잇달아 획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미국 및 한국 대학교와 손잡고 조선업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협력을 하기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7월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 미시간대학교 및 서울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미 조선업 인재 교류를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외신 등은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조선업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베이징이 해양 우위를 강압적인 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세계 최대의 선박 운송 선대를 보유한 중국은 중국 소유 또는 통제 하에 있는 기업들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물품 운송을 지연시키거나 중단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미국의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