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갈무리)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방송인 조혜련이 심하게 우울증을 앓았던 과거를 떠올렸다.

8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는 조혜련이 게스트로 출연, 태어나면 안 되는 딸로 태어나 엄마에게 미움을 받았던 아픈 과거를 고백했다.


조혜련은 해바라기, 채송화 사진을 띄우며 방청객을 향해 "어떤 생각이 드냐. 채송화는 키가 너무 작고 해바라기는 키가 크다. 채송화는 해바라기에 열등한 거냐. 아니지 않나. 근데 저는 항상 장도연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현이를 보면 '나는 왜 이렇게 짧고 굵은 거야' 이런 생각으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제 인생에는 돌아보면 여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부터 '더 잘해야 돼' '더 보여줘야 해' '정신 차려' '나는 최고가 돼야 해'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늘 사람들과 비교했다. 박미선 언니가 저랑 친한데 그 언니가 저보다 방송을 더 하면 제가 떨어져 보였다. '김숙은 지금 몇 개하고 있어' 이거 세고 있는 거다. 비교로 인해 불행한 사람이 됐다"고 했다.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갈무리)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갈무리)

그는 "내 존재를 증명하느라 내 인생을 다 바쳐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나 불안하고 초조했는지 지금 돌아보면 내가 나를 너무 괴롭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 제 되게 친한 동생이 '언니 이러면 안 되겠어. 책이라도 읽어봐'라고 해서 책 몇 권을 전해줬다"며 "책을 읽으면서 의식 수준을 올렸다. 걷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니까 에너지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나폴레온 힐의 '나의 꿈 나의 인생'이라는 책을 언급하며 "보통 일기는 과거를 쓰지 않나. 이분은 미래 일기를 쓰라더라.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내가 정하고 날짜를 정확하게 기입하고,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작성한다. 된 것처럼 행동하라더라. 그때는 너무 죽을 만큼 힘들어서 '안 되겠다. 이 삶이 언제 끝나지?' 생각했다. 삶은 죽는 날 끝나지 않나. 그래서 죽는 날을 썼다"며 10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개그우먼 조혜련에 대해 쓴 일기를 읽었다.

조혜련은 "진짜 일기를 쓰면서 제가 좋아졌다. '5개 국어 마스터 한 날' '우리 딸이 결혼한 날' 이런 걸로 미래 일기를 썼다. 상당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온 게 뭐냐면 미래 일기가 과거 일기가 되더라"고 했다.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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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나랑 사는 나인데 내가 나를 제일 미워했더라. 팔다리 짧은 것도, 머리 큰 것도 싫었다. 그러니까 살 소망도 없고 그런 에너지를 갖고 있는 날 누구도 사랑해 주지 않더라. 내 속에 떨고 있는 나를 위로해 줬다. 에너지가 올라오자 삶의 중심에 사랑이 발견되면서 가족이 보이더라. 아이들이 보이고 남편이 보이고 그 사람들이 너무 소중했다. 결국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건 사랑인 거 같다"고 했다.

조혜련은 가족의 사랑 속에서 그전처럼 사람들 앞에서 나를 증명해야 하는 것에서 벗어나 여유를 갖게 됐지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고. 그는 "엄마를 사랑하기가 힘들더라.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엄마가 무조건 아들을 낳아야 하는데 첫째 딸을 낳고 둘째, 셋째, 넷째를 딸을 낳고 다섯째를 가졌는데 걔가 저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태어나면 안 되는 딸로 태어나서 '쓸데없는 가스나'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언니들 학비를 위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장사했다. 내 마음 한편에 엄마와의 응어리가 있더라. 연극 '사랑해 엄마'를 하면서 엄마를 바라보게 됐다"면서 자신에게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어머니의 음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그간의 갈등을 극복했음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