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단독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행 항공평 운항 횟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그래픽=김은옥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단독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행 항공평 운항 횟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그래픽=김은옥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소도시 노선 확보에 한창이지만 제주행 항공편 운항 횟수는 꾸준히 줄이고 있다. 엔저로 일본 여행 수요가 늘면서 항공사들이 수익성 높은 국제선에 중·대형 기종을 배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항공기 운항 편수는 2022년 17만1754편에서 2023년 16만1632편, 2024년 15만6533편으로 매년 감소했다. 여객 수도 2022년 2948만5873명에서 2023년 2775만9212명, 2024년 2692만409명으로 2년 사이 8.7% 줄었다.


국내선 감소는 항공권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제주도 관광 사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3년간 꾸준히 감소했다. 2022년 1380만3058명에서 2023년 1266만1179명으로 줄었고 2024년에는 1186만1654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1월 내국인 관광객 수는 86만35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만3547명)보다 9.4% 줄었다.

항공편 감소로 도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관광업계도 타격을 받자 제주도도 직접 대응에 나섰다. 지난 17일 오영훈 제주지사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이수근 한국공항 대표이사 사장 등을 만나 제주 기점 항공편 확대와 신규 노선 개설 등을 공식 요청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여행 수요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국내 여행보다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선을 늘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제주행 항공편이 축소되면서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 수도 감소했다./그래픽=김은옥기자
최근 3년간 제주행 항공편이 축소되면서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 수도 감소했다./그래픽=김은옥기자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한 국제선 운항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LLC 항공사 간 일본 소도시 취항 경쟁도 치열하다.


진에어는 최근 국내 항공사 최초로 인천-일본 이시가키지마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에어서울은 3월 말부터 요나고 노선을 기존 주 3회에서 주 5회로 증편한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11월 부산-마쓰야마 노선을 취항했다. 평균 탑승률이 80% 중반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운항 횟수도 주 3회에서 6회로 확대했다.

항공업계는 평균 탑승률이 높은 일본 소도시 단독 노선이 수익성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입장이다. 도쿄·오사카 등 대도시 노선은 모든 항공사가 취항하기 때문에 특가 항공권 경쟁 등이 치열해 마진을 높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단독 노선의 경우 항공권 가격을 유리하게 책정할 수 있어 수익률 증가에 도움이 된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제선 유치에 적극적이다. 항공사 측에 신규 취항 제의를 해오는 경우도 많다. 보조금 지원을 비롯해 항공기 착륙료 감면, 공항 인프라 지원 등을 통해 항공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국내 LCC 항공사들은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모두 줄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9358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799억으로 전년보다 52.9% 하락했다. 진에어도 지난해 매출은 1조9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667억원으로 전년보다 8.5% 줄었다. 에어부산 상황도 비슷하다.

고환율·고유가로 항공기 리스비(대여료)와 연료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의 고정비용이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 개선이 LCC 업계의 숙제로 떠오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일본 소도시 노선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무도 가지 않은 단독 노선은 항공사 입장에서 도전인 만큼 마케팅 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며 "현재로서 수익률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