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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폐렴 증상을 보인 생후 103일 된 영아에게서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HCoV)를 발견했다.
26일 뉴스1에 따르면 송진원 고려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2022년 고려대 안산병원에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영아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송진원 교수는 "이번 바이러스는 기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229E, NL63, OC43, HKU1)와 유전적으로 다르며 설치류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감염된 영아는 발열, 기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증상과 함께 급성 중이염과 일시적인 간 기능 이상을 보여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입원했다. 폐렴이 동반된 상태였으며 간 기능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기존 코로나는 주로 폐렴만 유발했는데 해당 영아는 간 기능 이상도 겪은 것이다. 환자는 치료를 통해 호전돼 8일 만에 퇴원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 채집된 국내 야생 등줄쥐 880마리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채집된 16마리(1.8%)에서 신종 알파 코로나바이러스(AcCoV-JC34)가 검출됐으며 영아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93.0~96.8%의 높은 유전적 유사성을 보였다.
설치류가 이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일 가능성이 크지만 감염 경로는 불명확하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송 교수는 "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온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은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감염 경로와 병원성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권위지 '신종 미생물 및 감염 국제 학술지'에 '한국의 폐렴을 앓고 있는 유아 환자에서 발견된 새로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제목으로 이달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