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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하나손해보험이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월 흑자를 달성했다. 비대면 대신 대면채널을 강화하면서 전체 상품 판매량이 늘어난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적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월 흑자 1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2월 당시 월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한 이후 약 2년만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10월과 12월에도 각각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IFRS17(새국제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2023년 도입한 IFRS17에서는 보험사 재무성과가 계리(보험사 회계)적 가정에 따라 달라진다.
IFRS17 제도에서는 무·저해지 보험의 경우 보험사가 해지율을 높게 잡는다. 미래에 나갈 보험금이 줄어든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회계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실적이 상승하게 된다. 즉 하나손보가 실적 착시 효과를 통한 흑자가 아닌 순수 영업손익을 통한 월 흑자를 기록한 게 23개월 만이라는 의미다.
하나손보가 월 흑자를 기록한 데에는 장기보장성보험 판매가 늘어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장기보장성보험은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인 질병보험,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평가할 때 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평가해 CSM(신계약서비스 마진) 확보가 중요한데 저축성보험과 달리 장기보장성보험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손해보험의 장기보험 월납환산 초회보험료는 2023년 48억8000억원에서 지난해 68억4000억원으로 40.2%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도 같은 기간 2071억원에서 2488억원으로 20.1% 늘었다. 장기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년 새 37%에서 44%로 7%포인트 늘었다.
하나손보는 장기보장성보험 등을 판매하는 대면영업 핵심인 GA(법인보험대리점) 조직을 강화하며 상품 판매를 늘렸다.
실제 하나손보 GA 영업조직은 2023년 12월 말 전국 7개 사업단 17개 지점 112명에서 2024년 12월말 9개 사업단 33개 지점 213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하나손보가 대면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보험료 수입은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542억원) 대비 8.7% 증가했다. 반면 CM채널의 보험료 수입은 같은 기간 605억원에서 474억원으로 27.6% 감소했다.
하나손보 내부적으로는 이르면 2026년 연간 흑자 전환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손보는 2020년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고 사명을 바꿔 공식 출범했다. 출범 당시 디지털 종합 손해보험사를 지향하면서 기존 자동차보험 등 전문 분야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디지털 기반 '신생활보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디지털 손보사로 전환한 이후 적자 행진이 지속됐다.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해인 2020년에는 68억원 순손실을 냈으며 2022년에는 689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지난해 하나손보 순손실금액은 280억원으로 2023년 870억원 적자보다 손실금액 590억원 축소됐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장기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당사 시그니처 상품인 "뉴 건강하면 더 좋은 하나의 보험"과 간편보험, 치매간병 보험 등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상품을 보완했다"며 "올해도 채널, 상품 경쟁력 강화 등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