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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자산운용의 공모 하이일드펀드에서 손실이 확정됐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해당 채권의 가치가 급락한 영향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자산운용은 홈플러스 단기사채를 편입한 'KCGI공모주하이일드증권(채권혼합)'과 'KCGI공모주하이일드만기형증권2호(채권혼합)'에서 각각 80%를 상각 처리했다고 공시했다. 상각 처리는 채권 가치가 하락했을 때 이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하는 것으로 사실상 해당 자산의 대부분을 부실로 인정한 셈이다.
이번 조치는 홈플러스가 지난 4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해당 단기사채가 '부도 채권'으로 분류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KCGI자산운용은 총 1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단기사채 중 8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도 사실상 '부도' 수준으로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반영해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D로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공모채 신용등급을 받기 어려운 탓에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ABSTB) 등 단기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홈플러스 단기채권을 편입한 펀드들이 손실을 입으면서 단기채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저신용 기업들의 단기 채권도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비우량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는 주로 신용등급 BBB급 이하의 고위험 채권을 편입하는 만큼 시장 전반 신용 위험이 확대될 경우 다른 하이일드펀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기존 채무 상환이 유예되지만, 반대로 신규 자금 조달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단기 채권(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금융권 대출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경우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이는 하이일드펀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4일 기준 공모·사모를 합친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1조644억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1조1158억원) 대비 약 5% 감소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금융채권(대출금) 상환이 유예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현금 흐름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