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이 1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구제역 차단방역 대책 추진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남도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이 17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구제역 차단방역 대책 추진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전남에서 최근 발생한 A급 가축전염병 구제역의 유입 경로가 미궁에 빠진 가운데 몽골형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하고 2년 전 충북 구제역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뉴시스에 따르면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날 오후 구제역 방역대책 브리핑에서 "첫 발생지인 영암의 양성축 혈청 검사 결과 2021년 몽골에서 발견된 구제역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몽골형은 구제역 7가지 혈청 중 한국,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O형' 혈청으로 지난 2023년 충북 청주와 증평을 덮친 구제역과는 다른 유형이다.

그러나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박 국장은 "검역본부에서 진행중인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이 나와 봐야 경로 파악도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암과 무안 감염 농가 사이 연관성에 대해선 "차량 이동 과정 등을 볼 때 연관성이 높진 않아 보이지만 농장 간, 사람 간, 차량간 전파 가능성은 늘 개연성이 있는 만큼 이 역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감염 경로 중 하나로 의심되는 무안 일로우시장 한우 매매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박 국장은 "방역이 일부 소홀했거나 백신 접종 후 면역력이 떨어진 시점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어 발생 원인은 다각도로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영암과 무안 발생 농가 반경 10㎞ 내 위험지역 소와 돼지, 염소 등 우제류 18만 마리에 대한 백신접종을 17일까지 마무리하고 현재 42% 수준인 22개 시·군 전체 168만1000마리에 대한 백신접종도 22일까지 100% 완료할 계획이다.

또 3㎞ 방역대에 333명, 도내 전체 유제류 사육농가에 1943명의 전담공무원을 각각 배치했다.

외국인 근로자나 식료품판매업소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고 나섰다. 도내 축산농가 전체 외국인 근로자는 749명이다. 이 중 173명은 영암과 무안지역 축산농가에서, 25명은 3㎞ 방역대 내 돼지농가 8곳에서 근무 중이다.

외국인 식료품 판매업소는 외국인 밀집지인 영암 삼호(대불산단) 등 72곳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영암이 20곳으로 가장 많고, 목포 7곳, 진도 6곳, 여수와 무안 각 5곳, 순천 4곳, 완도 3곳 등이다. 도는 이들 업소를 대상으로 무신고 수입축산물 판매를 금지하도록 했다.

전남에서는 지난 13일 영암군 도포면의 한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한 이후 이날 현재까지 모두 5곳(영암 4곳, 무안 1곳)에서 구제역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살처분된 소는 334여마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