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은 13일 오전 집중 유세를 위해 경북 구미역 광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포항=뉴스1) 김경민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을 찾았다. 이 후보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소환하고, 친중(親中)·일극 체제 논란을 정면 돌파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유세차에 올라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냐"며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냐. 필요하면 쓰는 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며 "진영, 이념 뭐가 중요하냐. 우리 국민의 삶만큼 이 나라 대한민국의 운명만큼 중요하냐. 내 편보다 중요한 게 이 나라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구미는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가 다양하다. 저는 젊은 시절 독재하고, 군인을 동원해서, 심지어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 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 산업화를 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아울러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경북 안동 물을 먹고, 풀과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렇게 이 동네에서 20%의 지지도 못 받을까"라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를 안 해주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직후 대구 동성로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동성로는 지지자를 포함한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제가 셰셰(??·고맙습니다)(라고) 했다"며 "중국에도 셰셰하고 대만에도 셰셰하고, 다른 나라와 잘 지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좀 더 잘 먹고 잘 살자고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자고 하는 일이 외교다"며 "대만하고 중국이 싸우든지 말든지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잘못된 것이냐"고 대응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돌입한 13일 오후 경북 포항시청 광장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2025.5.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 후보는 경북 포항시에서도 유세 직전 포스코 초대 회장을 지낸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을 들렀다며 "이번엔 제가 다 (복잡한 생각을) 털고,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영삼도 김대중도 대한민국 대통령이었고 역사 속 인물들이니 찾아보자 해서 다 둘러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기존 질서·가치를 깨고 새로운 질서·가치를 만들자고 했으면 진보, 누구말 말마따나 극좌일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나 저는 기존 질서를 깨자고 한 일이 없다"고 항변했다.

국민의힘을 겨냥 "저들은 보수를 참칭하는 반동 세력"이라며 "상식과 비상식이 경쟁하는 이상한 아직 미완의 사회에서 비상식 세력이 보수를 참칭하고 그냥 상식적인 보수적인 세력이 진보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를 향해) 무슨 일극 체제 어쩌고 하는데, 당이 리더십을 가지고 당원들과 똘똘 뭉쳐서 이렇게 잘 싸워서 총선 대승하고 나라 살림 맡 길만 하다, 국민이 믿게 했으면 된다"며 "어느 정당처럼 콩가루 집안이 되어서 싸우면 되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