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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가 올해 1분기 선방했지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본사의 성장세와 달리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탓이다. 음원과 콘서트 부문에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음에도 고심이 깊다.
에스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14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109.6% 올랐다. 신인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초도 앨범 판매량이 40만장을 돌파하며 신인답지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고 글로벌 콘서트 확대와 함께 중국 지역에서 밀린 음원 정산금이 일회성 매출로 유입되며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화려한 본사 실적 이면에 주요 계열사들의 부진이 계속되는 까닭이다. 에스엠의 핵심 콘텐츠 제작을 담당해온 에스엠 C&C, 키이스트, Stream Media corportion 등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광고사업과 콘텐츠 제작,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여행사업까지 영위하는 에스엠 C&C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26.1% 감소한 177억원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29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과 견줘 57.8% 확대됐다.
키이스트의 경우 매출 4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2% 감소했고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드라마를 기획·제작·판매하고 관련 부가사업을 영위하는 영상물 제작사업이 핵심인데 최근 콘텐츠 시장의 불황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증권시장에 상장한 Stream Media Corporation은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28.7% 떨어진 209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 4억원으로 수익성이 전년보다 81.7% 뒷걸음질 쳤다. 이 회사는 에스엠 아티스트의 일본 활동 및 공연에 대한 매니지먼트·에이전시 사업을 도맡으면서 한류 방송채널 KNTV 방송 송출 사업 등 미디어 분야까지 영위한다. 에스엠 아티스트의 월드투어 규모 증가로 일본 공연이 축소돼 공연 비즈니스 부문이 타격을 입어 매출이 흔들렸다는 설명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별도 기준 실적이다. 계열사 실적을 제외한 에스엠 본사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413억원으로 전년보다 105.2% 늘었는데 이는 연결 기준보다 약 90억원가량 많다. 계열사 정리가 향후 수익성 방어의 관건이 되는 이유다.
에스엠 약 10여년 전부터 M&A와 지분 투자로 사업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했다. 2012년 코스닥 상장사였던 여행사 BT&I(현 SM C&C)를 인수했고 일본 시장을 고려해 2017년 5월 배우 기획사로 유명한 키이스트를 사들였다. 당시 키이스트는 일본 최대 한류 채널인 KNTV와 DATV를 운영 중이었다. 해당 채널과 오프라인 콘서트를 연계해 세계적인 음원시장 일본을 잡겠다는 의도였다.
기대와 달리 이수만 창업주가 주도하던 시절 이러한 계열사들은 에스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수만 창업주가 밀려나는 과정에서 에스엠은 비효율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해왔다. 아직 뚜렷한 결과는 보이지 않고 있는데 SM C&C와 키이스트의 매각 관련 작업이 생각보다 더딘 것으로 알려진다.
에스엠은 본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올해 2분기부터 NCT, 라이즈, 에스파, 레드벨벳, 샤이니 등 자사 아티스트들의 미니앨범과 싱글·정규앨범을 비롯해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한 콘서트를 진행한다. 3분기에는 한국과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등을 아우르는 라이즈의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장철혁 SM엔터 공동대표는 "SM 3.0 전략을 바탕으로 IP 사업 다각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 가속화를 추진함은 물론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