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탁구 혼합 복식 대표팀의 임종훈(한국거래소)이 "내 옆에는 최강 신유빈(대한항공)이 있다"는 말로 두 선수의 '찰떡 호흡'과 신뢰를 보여줬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린윤주-쳉이칭(대만)과의 대회 혼합복식 8강전에서 게임스코어 3-2(11-9 11-9 6-11 7-11 11-9)로 이겼다.
세계선수권 복식은 3·4위전이 따로 없어, 4강에 오른 두 사람은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2024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던 둘은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합작했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5전 3선승제에서 두 게임을 먼저 따냈지만, 내리 두 게임을 내줘 5게임까지 몰렸고 마지막 게임에서도 9-9로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신유빈은 "매 경기가 팽팽했다. (임)종훈 오빠가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며 진다고 조언해 줘 정신 차렸다. 자신감을 잃지 않았던 덕에 어려운 흐름 속에서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간절하게 준비했다. 경기 직전 목에 담이 오기도 했는데, 그것 때문에 경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더 절박하게 경기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극적인 승부였던 만큼,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둘은 어퍼컷과 손하트 세리머니 등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신유빈은 "어떤 세리머니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만큼 정신이 없었고 어려운 경기였다. 역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는 건 쉽지 않다"며 웃었다.
임종훈 역시 "이런 경기에서 이기고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순간이 바로 내가 탁구를 하는 이유"라면서 "격한 세리머니가 나오는 건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메달은 '남매 듀오'라 불리는 한국 최강 혼성 복식 듀오의 세계선수권 첫 메달이기도 하다.
둘은 각자 남녀 복식에선 다른 파트너와 함께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함께 나섰던 지난 2023년 더반 대회에선 8강서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었다.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메달, 올림픽 메달 다 있지만 세계선수권 메달이 없어서 간절하게 준비했는데 드디어 목표를 이뤄 행복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임종훈은 "진 경기나 다름없었는데 이기고 메달을 따게 됐다. 탁구 인생에서 의미가 큰 경기"라면서 "탁구 인생의 새 원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동메달을 확보한 둘은 이제 은메달 이상의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본다. 다음 상대는 2024 파리 올림픽 4강에서 맞붙어 패했던 왕추친-쑨잉사(중국)다.
임종훈은 "내 옆에는 (든든한) 유빈이가 있다. 마지막 득점 때도 서브를 놓고 (유빈이를 믿었기에)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동료를 치켜세운 뒤 "함께 마음 맞춰서 잘 준비해 보겠다"고 했다. 신유빈 역시 "설렌다. 잘 준비해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