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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던 서울 동부권(광진·중랑·성동·동대문구)을 집중 공략하며 '내란 대선'이라는 구도를 부각했고 1400만 개미 투자자와 중도층과 무당층이 많은 서울의 특성을 겨냥한 맞춤형 공약으로 외연 확장에도 힘을 실었다. 윤석열 정부 3년의 실정과 보수정당에 대한 피로감을 지렛대로 삼아 표밭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내란 세력 부활 시도"…보수 대연대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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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중랑·성동·동대문구 순회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을 '내란 극복의 선거'로 규정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그리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향해 거센 공세를 퍼부었다. 이 후보가 이날 찾은 서울 동부권은 한때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렸지만 중랑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곳이다. 그런만큼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이 '내란으로 치러지는 선거'임을 거듭 강조하며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명확히 하지 못하는 김문수 후보를 향한 공세를 재차 이어갔다. 이 후보는 "어제 김 후보에게 내란 수괴 윤석열과 단절하겠느냐 물어봤는데 말이 많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결국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지배 대상으로 여긴 저들이 승리하는 날, 우리가 패배하는 날, 내란수괴 윤석열은 김문수 당선자 등에 업혀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진구 유세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을 발밑에 둔 지배 대상으로 보고 국회와 국회의원을 싹 쓸어버리고 선거도 하지 말자는 식으로 영구 집권을 꾀한 사람"이라며 "그게 바로 정신 나간 계엄령 시도였고 최악의 형태의 대통령이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김문수 후보와 공동정부 구성, 개헌 추진에 합의한 이낙연 상임고문을 향한 발언 수위도 높였다. 이 후보는더불어민주당 당원이나 지지자분들은 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떻게 저런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내란 세력과 연합한다는 것 해괴하지 않으냐"고 직격했다.
'내란 세력의 귀환'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내란 극복'을 강조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아바타를 통해 내란세력이 복귀하고 상왕 윤석열이 귀환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충직하고 유능함이 실적으로 증명됐고 더 나은 세상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아갈 각오가 돼 있는 이재명과 민주당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은 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경제 해법 있는 후보'… 중도층 겨냥한 민생 어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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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세의 또 다른 핵심 메시지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었다. 이 후보는 중도층과 무당층 비율이 높은 서울의 특성을 감안해 민생 회복을 전면에 내세우며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광진구 유세에서 "내란을 이겨내면 국민의 민생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급한 추경편성부터 시작해 산업경제정책의 방향을 명확히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첨단 기술산업과 에너지 전환 산업, 창의적 문화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울 것"이라며 "기회 부족으로 청년들이 남녀로 갈라져 싸우지 않는 희망 있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400만명에 달하는 개인 주식 투자자, 이른바 '개미 투자자'를 겨냥한 공약도 내놓았다. 이날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 '1400만 개미와 한배 탔어요'에서는 대통령 당선 시 주주 이익을 강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보수 정권에서는 산업·경제 정책도 전무하고 시장 불공정과 불투명, 기업·경영 지배권 남용이 일상이라 주가가 오를 수 없었다"며 "객관적 상황 변화 없이 이런 것만 시정돼도 (코스피 주가 지수는)200~300포인트 가뿐하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발언 겨냥 "혐오로 채워지는 대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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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전날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논란이 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여성 혐오성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이준석 후보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이 후보 역시 이를 국민 눈높이와 괴리된 정치의 모습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 한국정치는 국민들의 품격과 눈높이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비전과 정책, 희망을 전해야 할 대선이 비방과 혐오의 언어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독한 언어로 획책하는 분열의 정치,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진영과 이념을 넘어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도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는 광진·중랑구 유세에서 "특정 진영의 대표로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는 네편·내편 가르지 말고 모두를 대표하고 동등하게 대우하며 함께 살아가는 통합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편들어준 절반에 기대 절반에게 특혜를 주고, 반대했던 절반에는 불이익을 주며 강제로 지배하는 점령군과 같은 반쪽 대통령 '반통령'이 아니라 승부가 끝나는 순간 똑같은 국민으로서 역량을 한데 모으겠다"라고 말했다.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사전투표 독려도 잊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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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만큼 이 후보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오는 29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사전투표소를 찾아 직접 투표에 나설 계획이다. 청년 4명과 함께 투표하며 '청년이 꿈꿀 수 있는 나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성동구 유세에서 "우리 국민들은 내란 세력들의 귀환·부활 시도를 가뿐하게 진압하고 오는 6월3일에 빠짐없이 다 투표하고 사전투표도 다 참여해 이 나라의 진짜 주인이, 진정한 권력자가 누구인지 확실하게 증명하지 않겠나"라며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는 것을 꼭 증명해야 한다"고 투표 참여를 재차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