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이 지난해 3분기 누적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라방) 거래액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숏폼 콘텐츠 중심 전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존 홈쇼핑 업계의 낡은 문법인 '채널 독점' 관행을 깨고 외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14일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모바일 라방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2.2% 증가했다. 연간 모바일 누적 순 방문자(UV)는 800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CJ온스타일이 TV 중심에서 모바일 콘텐츠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재편한 결과로 송출수수료 부담과 TV 시청 인구 감소라는 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깊다. 업계는 '콘텐츠 커머스'라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은 물론 소비자 세대교체까지 이뤄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실적 호조의 핵심 배경으로는 '외부 플랫폼 확장 전략'이 꼽힌다. CJ온스타일은 고객을 자사 앱 안에만 묶어두려는 기존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트래픽이 몰리는 외부 플랫폼에 1분 내외의 숏폼 영상을 적극적으로 유통했다.
외부에서 콘텐츠를 접한 고객이 자연스럽게 앱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한 '역발상' 전략이다. 이 경로를 통해 유입된 신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가장 열띤 반응을 보인 소비층은 MZ세대였다. CJ온스타일의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모바일 라방 주문 고객 중 MZ세대 비중이 51%에 달했다. 목적을 가지고 상품을 검색하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영상을 즐기다가 우연히 상품을 구매하는 '발견형 쇼핑'이 젊은 층의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틱톡 보다가 앱 켰다"… 고퀄리티 영상으로 소비자 호응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CJ온스타일은 지난 12월 유튜브와 쇼핑 파트너십을 맺고 '발견형 쇼핑'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최초로 체결된 이번 협업을 통해 자사 앱과 유튜브를 아우르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우수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전담 조직 운영 및 전략적 투자를 통해 콘텐츠 커머스 생태계를 직접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CJ ENM의 영상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질적 차별화'와 그룹사 시너지도 빛을 발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지난해 7월 모바일 라방에서 완판 행진을 기록한 '오덴세 X KBO 피규어 텀블러'다. 이 프로젝트는 CJ온스타일(유통)과 자회사 브랜드웍스코리아(제조), 티빙(KBO 중계권 보유)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커머스와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 외에도 블랙핑크 지수·헬로키티 등 강력한 팬덤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한 방송이 인기를 끌며 방송 알림 신청 수는 전년 대비 79% 늘었고, 라방 운영 브랜드 수도 2023년보다 2배 증가했다.
구매력이 높은 3040 세대가 유입되면서 질적 성장도 동반됐다. 충분한 정보 전달이 가능한 콘텐츠 커머스 특성상 객단가가 높은 고관여 상품 주문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생성형 AI 마케팅 시스템 도입으로 연간 7억원을 절감하는 등 내실을 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들이 생존을 위해 '방어 경영'에 치중할 때 CJ온스타일은 과감하게 외부 플랫폼을 활용해 판을 키웠다"며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미디어 커머스 플랫폼'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