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외교 노선을 택했다. 통상 취임 후 각국 정상과 통화하는 순서에 따라 정부의 외교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일본에 이어 중국과의 소통을 준비하는 건 외교·안보 정책에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조만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통화 이후 세 번째 순이다.
대통령실 측은 각국 정상과의 통화를 두고 조율되는 일정에 따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취임 직후 이 대통령의 미-일-중 통화 순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그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교 노선도 같이 급변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고 국익에 부합하면 적극 계승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첫날인 2022년 3월10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 순으로 통화를 마쳤다.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는 같은해 3월25일에 이뤄졌다.
당시 미국을 비롯해 일본·영국·호주 등 주요 미 동맹국과 통화를 속속 마친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의 외교 노선이 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 |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취임 첫날인 2017년 5월1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다음날 시진핑 주석에 이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소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급속도로 얼어붙은 한중관계를 녹이기 위한 행보다.
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통화를 하게 될 시점은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회의에 참석하기 전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일정을 두고 대통령실 측은 "더 알아보긴 해야겠으나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낮 12시부터 약 25분 동안 이시바 총리와 통화를 하며 중간중간 큰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의 대통령 취임 축하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며 "(이 대통령은) 오늘날의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양 정상은 상호 존중, 신뢰, 책임 있는 자세를 바탕으로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특히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 국민 간 활발한 교류 흐름에 주목하면서 당국 간 의사소통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