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와 아르코미술관은 27일부터 8월 3일까지 아르코미술관과 창작산실의 협력 전시 '드리프팅 스테이션-찬미와 애도에 관한 행성 간 다종 오페라'를 개최한다. 인간만을 생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생명체와 존재들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드리프팅 스테이션'(Drifting Station)은 단순히 '떠다니는(표류하는) 정거장'이라는 직관적인 의미를 넘어, 경계를 넘나들며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태를 지향한다. '탈-인류세 뮤지엄'이라는 아이디어도 여기에서 나온다.
이번 전시는 2025년 시각예술 창작산실 다년지원사업에 뽑힌 조주현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또한 한국, 인도, 대만 등에서 8작가(팀)가 참여한다. 대만의 '사이팅 바'(Citing Bar)라는 연구팀과 홍 페이 우 큐레이터와 손잡고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만지고 느끼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김정모 작가는 관람객의 발걸음으로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보여주는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천경우 작가는 새소리와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통해 감각의 폭을 넓히는 소리 작품을 설치했다.
장은만 작가는 아프리카 달팽이의 이동과 식민지 역사를 통해 기억과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하이로조익·디자이어스는 새의 시선으로 다른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는 윤리를 노래한다. 안정주, 전소정, 안데스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과 데이터를 소리로 바꿔 환경 변화를 느끼게 하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중요한 메시지는 '찬미'와 '애도'다. '찬미'는 지금 남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또한 '애도'는 사라진 존재들을 기억하고 아파하는 윤리적인 행동이다. 전시는 이러한 감정들을 통해 위기에 처한 생태계 속에서 끊어진 관계를 다시 잇고, 새로운 방식으로 함께 살아갈 가능성을 제시한다.

전시와 함께 '드리프팅 스테이션?기후행동·예술·데이터 연구소'라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기후 변화에 관심 있는 젊은 예술가와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워크숍, 강연, 공연, 명상 등이 8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예술을 통해 다른 생명체들과의 연결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코로나19 이후 미술관이 꾸준히 다뤄온 기후 위기 문제를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아르코미술관 누리집과 공식 소셜 미디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