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맛'이 없어 천적도 없는 곤충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대량 출몰해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는 모습. /사진=뉴스1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로 출몰한 가운데, 러브버그의 천적이 없는 이유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러브버그는 천적이 누구냐", "천적이 없다면 제발 살충제라도 뿌려달라"는 등의 토로가 이어졌다. 특히 인천 계양산을 점령한 러브버그 사체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러브버그에 대한 혐오감은 더 커졌다.


현재까지 러브버그의 성충은 특별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는 물론이고 개구리나 두꺼비, 다른 곤충들도 러브버그를 잡아 먹지 않는데, 과학자들은 이 이유가 러브버그 성충이 지닌 '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 국제환경대학원 사라소타 카운티 캠퍼스의 연구원 캐럴 와이엇 이븐스는 2020년 기고문에서 "러브버그는 산성 맛 때문에 포식자들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비영리 환경단체 환경 리터러시 협의회도 "러브버그는 신맛이 강하고 껍질이 단단해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들이 먹기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으며, 인간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아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오히려 러브버그 성충의 경우 꽃의 수분을 도와 익충에 속한다. 그러나 몸집이 큰 편이고 사람에게 달라붙는 특성이 있어 돌발 곤충·생활 불쾌 곤충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