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스틸컷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빨간 망토에, 파란색 쫄쫄이 슈트를 입은 슈퍼히어로의 대표적인 아이콘 '슈퍼맨'이 제임스 건 감독과 만나 새롭게 돌아왔다. 확실히 이전보다 가벼워지고, 인간다워진 슈퍼맨이 DC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슈퍼맨'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 분)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최악의 적들에게 맞서는 초대형 슈퍼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DC의 새 수장 제임스 건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정의와 선을 따르는 슈퍼맨이 여전히 세계 곳곳의 위협에 맞서 싸우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시민들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동시에 언론사 데일리 플래닛의 기자 클락 켄트로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슈퍼맨. 하지만 점차 시민들은 슈퍼맨의 행동을 두고 극과 극 반응을 보인다. 슈퍼맨의 행동으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정치적, 국제적인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연인이자 데일리 플래닛의 에이스 기자 로이스 레인(레이첼 브로스나한 분)도 슈퍼맨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 사이, 메타휴먼에 대한 적개심을 지니며 루터코프를 운영하는 렉스 루터(니콜라스 홀트 분)는 슈퍼맨의 비밀을 발견해 내고 그를 무너트리고자 한다. 시민들의 지지를 잃고, 자신도 몰랐던 부모의 메시지에 혼란을 느끼는 슈퍼맨은 그럼에도 로이스 레인의 지지와 든든한 슈퍼독 크립토와 함께 맞서 싸우고자 한다.

이미 수차례 영화화된 대표 코믹스 주인공인 만큼, 영화는 슈퍼맨의 탄생 과정은 과감하게 압축해 보여주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메타휴먼인 슈퍼맨의 현재 모습에 집중한다. 이에 직전에 슈퍼맨을 다뤘던 '맨 오브 스틸'이 지구에 침략하려는 메타휴먼과 인간을 지키려는 메타휴먼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정의를 추구하는 메타휴먼과 악인의 싸움으로 그려진다.
'슈퍼맨' 스틸컷

'슈퍼맨' 스틸컷

'슈퍼맨' 스틸컷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전개 방식 또한 굉장히 미국적인 히어로물이지만 슈퍼맨이 미국을 대표하는 히어로로 나서진 않는다. 영화는 미국과 무기상, 독재 정권과의 연결 고리와 여론 조작 등을 다루며, 이에 맞서는 슈퍼맨은 선을 좇으며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동시에 메타휴먼으로서 고뇌에 빠지지만, 결국 "살아가는 것은 너의 몫"이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인 슈퍼맨을 통해 영화는 인간적인 삶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한다.
새로운 슈퍼맨으로 낙점된 데이비드 코런스웻은 바통을 잘 이어받았다. 크리스토퍼 리브, 헨리 카빌 등 쟁쟁한 역대 슈퍼맨 계보를 넘겨받은 코런스웻은 큰 키와 고전적인 외모로 볼수록 매력적인 자신만의 '슈퍼맨'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영화의 가장 강력한 신스틸러 슈퍼독 크립토가 스크린을 휘젓는다. 슈퍼맨처럼 비행 능력과 괴력을 지닌 크립토는 사랑스러운 활약상을 펼치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DCU(DC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 만큼, 코믹스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도 등장한다. 가이 가드너(나달 필리온 분), 미스터 테리픽(에디 가테지 분), 호크걸(이사벨라 메르세드 분) 등 또다른 히어로 팀 '저스티스 갱'이 나온다. 다만 별다른 설명이 없어 코믹스를 알지 못하는 관객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여러 인물이 '티키타카'하는 요소를 통해 유머러스함을 더했는데, 이전에 DC가 보여준 다크한 결과 확연히 달라진 만큼 기존 팬층의 호불호도 갈릴 수 있겠다.

그럼에도 제임스 건이 시도한 '슈퍼맨'은 무겁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히어로물의 정석과도 같은 '권선징악' 이야기와 특유의 유머 감각, 여기에 새 슈퍼맨의 비주얼이 두 눈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새로운 맛으로 중무장한 DC 히어로가 이번에는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쿠키 영상이 있다. 상영 시간 129분. 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