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홍민기. (롯데 자이언츠 제공)

(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를 후반기에 필승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홍민기를 필승조로 기용할 것"이라며 "(선발진보다) 불펜에 들어가는 게 마운드를 더 수월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신인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홍민기는 지난해까지 1군 통산 4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비밀 병기'로 존재감을 뽐냈다.

홍민기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경기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중이다. 구종은 두 개이지만, 150㎞대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지난 8일 두산전에서는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 감독은 "150㎞대 빠른 공을 던지기 때문에 슬라이더도 더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2025.5.23/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홍민기가 필승조를 맡는 이유 중 하나는 투구 수도 있다. 아직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긴 이닝을 투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5회까지 투구 수(63개)가 적었는데, 그 이상으로 많은 공을 던지는 건 힘들다"고 했다.

롯데는 이날 1군 엔트리의 투수 두 자리를 바꿨다. 8일 경기에서 8회초 등판해 흔들린 구승민과 김진욱을 말소하고, 베테랑 심재민과 신인 이영재를 등록했다.

팀이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구승민은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출격한 김진욱은 제이크 케이브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김 감독은 1군 등록 하루 만에 2군행을 통보한 김진욱에 대해 "공이 안 좋은 건 아닌데 안 좋은 기운이 있는지 너무 안 풀린다"고 안타까워했다.

손가락 골절 수술 후 두 달 만에 1군 복귀전에서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돌격 대장' 황성빈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장두성이 리드오프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역시 황성빈이 1번 타순에 있는 것이 상대팀에 더 강한 압박을 준다"며 "모처럼 1군에 복귀해 자기 몫을 다했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