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 축구의 상징' 지소연(34·시애틀레인)이 쓰는 전설은 계속된다.
지소연은 지난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1차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4분 극적 동점골을 터뜨렸다.
패색이 짙던 한국에 값진 승점 1점을 안기는 득점이자 먼 거리서 골문 구석에 꽂은 완성도 높은 골이었다.
지소연은 이날 출전과 득점으로 A매치 167번째 출전과 73호 골을 기록,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한국 축구 역대 최다 출전·최다 득점 기록을 다시 한번 새로 썼다.
남자축구의 '차붐'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1위 기록인 136경기 58골보다 한참 앞서고, 여자축구에서도 최다 출전 2위 조소현(154경기), 최다 득점 2위 전가을(38골·은퇴)을 따돌리고 이 분야 일인자다.

중요한 건 지소연의 전설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2006년 15세의 나이로 A대표팀 경기에 뛰었던 그는 남자 대표팀의 이운재, 박지성, 이천수가 뛸 때부터 대표팀 커리어를 시작해, 기성용과 손흥민을 거쳐 이강인과 배준호 등이 주축인 현재까지도 여자 대표팀에서 그 위상과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도 지소연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마지막 순간 원더골로 직접 해결까지 하며 현 대표팀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올해 34살의 지소연은 당분간 은퇴 계획도 없다. 앞으로도 A매치 출전은 계속 늘어날테고, 중국전서 보여줬듯 추가 득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가 뛰는 매 경기가 새로운 기록이자 한국 축구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최근 세대교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 엔트리 26명 중 14명이 2000년대 이후 출생일만큼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그래도 1991년생 지소연의 입지와 영향력은 여전히 가장 크다. 지소연은 중국전에서 그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상대팀도 감탄할 만큼 지소연 다운, 지소연만이 할 수 있는 멋진 골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