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781년 7월 31일, 일본의 상징이자 영산인 후지산이 첫 분화를 기록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스루가(현재 시즈오카현) 지역에 재가 쏟아져 내리고 나뭇잎이 마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이 첫 분화는 후지산이 언제든 깨어날 수 있는 거대한 자연의 힘을 품고 있음을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이후 후지산은 800년, 864년, 그리고 1707년에 걸쳐 대규모 분화를 일으키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특히 1707년 '호에이 분화'는 후지산 동남측 사면에 세 개의 분화구를 형성하며 막대한 양의 용암을 분출했다. 이 용암은 최대 40km까지 흘러 스루가만에 도달하기도 했다. 이 대분화는 후지산의 마지막 큰 활동으로 기록되어 있다.
1707년 이후 현재까지 후지산은 300년 넘게 '휴화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름다운 설산과 웅장한 자태는 변함없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후지산 정상의 날씨는 변덕스럽지만, 최근 기록된 기온은 최저 1.9℃에서 최고 10.8℃ 사이로, 전반적으로 혼잡 없이 등반이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표면적인 고요함 속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의 불안감이 잠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후지산이 지난 5600년간 약 180회 분화했으며, 언제 다시 분화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경고한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후지산의 분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졌다. 일본 정부는 후지산 분화에 대비한 새로운 예보 체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만약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3시간 내에 도쿄 전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발표된 상황이다.
781년 첫 포효 이후 후지산은 오랜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인들에게 경외심과 더불어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상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