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부상으로 주춤했던 강백호(26·KT 위즈)의 방망이가 살아나고 있다.
전 경기를 뛰며 활약했던 지난해만큼의 임팩트만 보여줘도, KT 입장에선 매우 반갑다. 강백호가 없는 사이 팀의 간판으로 자리 잡은 '신성' 안현민(22)과의 '쌍포'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19일 현재까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에서 65경기에 출전해 0.261의 타율에 11홈런 4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표다. 그는 지난해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0.289의 타율과 26홈런 96타점으로 활약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의 20홈런, 2021년 이후 3년 만의 규정 타석 소화와 100경기 이상 출전이었다.
특히 '전업 지명타자'에서 포수로 간간이 출전하며 수비에서도 상당한 기여가 있었다.
FA를 앞둔 올 시즌 기대는 더 컸는데, 출발이 좋지 못했다. 초반부터 타격 슬럼프에 빠졌고, 감을 찾을 때쯤엔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2달가량의 공백이 불가피했다.
후반기 시작 이후 팀에 돌아왔지만 감을 잡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강백호는 복귀 이후 치른 7월 9경기에서 24타수 2안타(0.083)의 극심한 난조를 보였다. 생각보다 더 심각한 부진이었다.
강백호 본인 스스로도 올 시즌의 부진이 뼈아플 수밖에 없었는데, 8월 들어 반등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까지 치른 8월 13경기에서 0.358의 타율(53타수 19안타)에 4홈런 1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3경기 중 안타를 때리지 못한 경기가 한 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꾸준히 감을 유지하고 있다.
KT 입장에서도 강백호의 반등이 반갑다. KT는 최근 오원석, 배제성 등이 잇따라 부상을 당해 로테이션을 한 차례씩 거르면서 마운드의 힘이 약화됐다. 소형준도 부상 복귀 첫 시즌 이닝 제한이 걸려있어 불펜으로 보직 변경했다.
헐거워진 마운드를 타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백호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했다. 강백호가 작년처럼 '백업 포수' 역할을 해주지 못해도 타석에서의 활약만으로도 충분한 힘이 된다.

안현민과의 시너지도 큰 기대가 된다. 올 시즌 혜성처럼 나타난 안현민은 0.347의 타율과 18홈런 65타점으로 고군분투하며 팀 타선을 이끌어왔는데, 강백호와 동반 활약할 기회는 적었다.
안현민이 1군에서 확고히 자리 잡을 무렵 강백호가 부상 이탈했고, 강백호가 복귀해 감을 잡을 때쯤엔 안현민이 부침을 겪었다. 7월까지 불방망이를 뽐내던 안현민은 8월 들어 월간 타율 0.250(40타수 10안타)에 0홈런으로 주춤했다.
최근엔 부상까지 당했다. 안현민은 지난 1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수비 도중 종아리 근육이 뭉치는 부상을 당해 이틀을 쉬었다. 다행히 근육 파열 등의 큰 부상은 아니라 이번 주부터는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정상 컨디션의 안현민과 강백호가 3-4번을 맡아주면 KT의 중심 타선 무게감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이들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선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KT는 시즌 내내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하며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예년보다 마운드가 헐거워진 올 시즌, 안현민-강백호 '쌍포'가 KT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 희망의 불씨가 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