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 해체·복원 공사 중 불단 안쪽 벽체에서 발견된다. 보따리 안에는 1919년자 신문 뭉치와 함께 태극기가 들어 있었다.
이 깃발은 일장기 위에 태극과 건곤감리를 먹으로 덧그린, 당시의 즉석 제작 양식을 보여 주는 상징적 사례다.
저자는 "이 깃발은 당시 진관사에 머물며 불교계 독립운동을 주도한 백초월과 연관된 사료"라며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거점 역할을 했음을 입증하는 단서"라고 설명한다.
신간 '꽁꽁 싸맨 보따리'는 '진관사 태극기'를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한국불교의 항일 독립운동과 근대화 노력을 조망한다.
저자는 근대 불교의 역사를 '친일과 굴종'으로만 보던 통념을 넘기 위해 현장 조사와 자료 수집으로 통해 항일 기록을 제시한다.
책은 크게 독립·문화·교육·수행편으로 나눠 불교계의 항일 독립운동사를 다룬다. 3·1운동 전후 전국 사찰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난다. 저자는 대각사·마곡사·통도사 등 주요 사찰의 항일 기록을 모아 저항의 지도를 그린다.
불교소년야구단은 공동체 결속과 자긍심 회복의 장이었고, 부처님오신날 행사는 정체성의 공적 표명이었다. 아울러 광성의숙·명신학교·야학 등 교육 기관의 기록과 증서, 강습회 자료를 통해 불교계가 근대 교육의 불씨를 지피고 민중 계몽의 장을 열었음도 증명한다.
저자는 "'꽁꽁 싸맨 보따리'처럼 숨겨졌던 사료의 발견은 기억의 복원이자 오늘의 질문"이라고 밝혔다.
△꽁꽁 싸맨 보따리/ 이성수 지음/ 역자 없음/ 담앤북스/ 2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