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멈추지 못하는 뇌'는 과로의 시대에 뇌가 스스로 치유와 창조 모드로 전환하는 조건을 해부한다. 책은 '잘 쉬는 법'이 지속 가능한 성과의 핵심임을 다양한 연구와 인터뷰로 입증한다.
먼저 과로의 생물학을 들여다본다. 전두엽을 비롯한 회로가 과로로 얇아지고 연결이 줄어드는 손상 과정을 설명하면서 '휴식이 방종이 아니라 성과의 조건'이라는 전제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확인한다.
이어 집행 네트워크의 작동 원리를 통해 '일의 뇌'를 점검한다. 집중·정리·수행에 특화된 이 엔진은 성과를 내지만, 상시 가동되면 오히려 사고의 범위를 좁힌다. 중요한 것은 언제 켜고 끌지 아는 일, 그리고 짧은 휴식이 집중력을 '극적으로' 회복시킨다는 사실이다.
휴식 파트에서는 마음을 의도적으로 방황시키는 기술을 다룬다. 생각을 흘러가게 두고 내면을 관찰하는 훈련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스마트폰·수다·피로한 수면처럼 '휴식처럼 보이는 활동'이 사실은 집행 네트워크를 켤 수 있다는 경고도 병기한다.
선택된 고독은 회피가 아니다. 의도적 고독은 회복의 자원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저자는 사례와 연구로 제시한다. 또한 잠은 최고의 명의다. 수면 동안 시냅스가 선별적으로 가지치기 되며 기억 회로가 정리된다. 수면 위생, 리듬 관리, 취침 전 감각 입력 줄이기 같은 실천법은 '야간 정원사'의 일을 방해하지 않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제안한다. 장시간 노동을 당연시하는 문화와 '생산성 죄책감'의 프레임을 벗기고, 잘 쉬어야 더 잘 일하게 된다는 역설이 책의 결론이다. 다만 생산성·창의성의 향상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멈추지 못하는 뇌/ 조지프 제벨리 지음/ 고현석 옮김/ 갤리온/ 1만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