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잃은 사회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사회심리학자 이철우 박사가 수치심을 '관계의 감정'으로 다시 세우며, 몰염치가 신뢰·책임·연대의 기반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진단한다.

수치심은 개인의 열등감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관계적 감정'이다. 저자는 수치심을 도덕의 감정이자 민주주의의 감정으로 내세워 개인·제도·교육의 회복 전략을 제안한다.


저자는 수치심과 죄책감을 분리한다. 수치심은 '보여짐의 감정', 죄책감은 '양심의 감정'으로 설명한다. 이런 구분을 통해 '왜 부끄러움을 회복해야 공동체가 작동하는가'를 이론적으로 정리한다.

일상화된 몰염치가 사회의 규범 인식을 훼손하는 사례도 제시한다. 정치의 망언과 비책임, 교육 현장의 비극, 공공 의사결정의 실패, 권력형 비리 등이다.

진영논리도 해부한다. 최소 조건 실험과 허위 이분법을 통해 '편 가르기'가 어떻게 수치심을 마비시키는지 보여준다.


최소 조건 실험은 최소한의 노력과 비용으로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 조건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방법론이다. 허위 이분법은 어떤 상황을 두 개의 선택지만 있는 것처럼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는 경우를 뜻한다.

책은 수치심을 '민주주의의 감정'으로 복권하는 동시에, 개인의 변화가 제도적 복원과 맞물려야 함을 강조한다.

△ 수치심 잃은 사회/ 이철우 지음/ 역자 없음/ 시크릿하우스/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