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10연패 수렁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낙관할 수 없게 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4인 선발 로테이션'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뭐라도 해야 한다. 9월에는 경기가 띄엄띄엄 열려 선발 투수 4명으로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1무9패로 한 경기도 못 이긴 롯데(58승4무55패)는 4위로 내려앉았다. 공동 5위 KIA, KT 위즈에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 내림세가 이어진다면 5위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
승수를 쌓을 기회도 별로 없다. 롯데의 잔여 경기는 27경기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롯데는 알렉 감보아, 빈스 벨라스케즈, 박세웅, 나균안 등 선발 투수 4명으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5선발' 이민석이 주춤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민석은 8월 들어 3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36으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이민석이 많이 던졌고, 지치기도 했다. 이민석에게 많은 투구 이닝을 기대하지 않는다. 초반에 전력투구를 펼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데,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LG전은 이민석의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감독 "일단 이민석을 오늘 경기까지 (선발 투수로) 지켜볼 것이다. 이후 불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며 "(8월 말 잔여 경기부터는) 나머지 4명의 선발 투수가 한 번씩 4일 로테이션으로 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두 달 넘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는 나균안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나균안은 20일 경기에서 팀이 3-2로 앞선 6회 2사에서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정철원과 교체됐다. 바뀐 투수 정철원이 오지환의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구본혁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나균안의 승리 투수 요건도 사라졌다.
나균안은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4.02로 크게 나쁘지 않지만 2승7패로 승운이 없다.
김 감독은 "나균안이 너무 안 풀린다. 주자를 두고 바꿨는데 결과가 계속 좋지 않다. (교체 타이밍을 못 하는 미안함 때문에) 균안이를 피해 다니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