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밀스(Charles Wright Mills, 1916~) 대표작으로 '화이트 칼라'와 '파워 엘리트'를 남겼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화이트 칼라'는 흰색 정장 셔츠를 입고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을 뜻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밀스가 산업자본주의가 만든 중간계급인 화이트 칼라의 탄생과 변화를 통해 오늘의 일, 지위, 정치를 다시 묻는다.

사회학자 밀스는 조직의 인간이 된 화이트칼라가 왜 노동에서 소외되고 어떻게 대중문화·관료제·매체의 회로에 포섭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밀스는 문학·대중서·인터뷰까지 폭넓게 인용해 계급·직업·문화의 접점을 실증한다. 그가 1950년대에 집필한 사무·서비스 노동자의 풍경은 낯익다. 백화점과 산업체, 합리화된 사무실과 정부기관의 위계 속에서 화이트칼라는 '교환 가능한 부품'이 된다.

화이트칼라는 '교환 가능한 부품'이라는 문제의식은 책 전반을 관통하는 '노동의 소외'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전반부는 구중간계급의 세계를 복원한다. 소기업가·자영농·소상공의 재산과 자유, 안전을 둘러싼 변화와 농촌의 와해, '경쟁의 수사학'이 낳은 자기서사까지 짚으며 전통 중간계급의 균열이 신중간계급의 토양이 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어 신중간계급의 직업 변동과 산업의 동학을 통해 '화이트칼라 피라미드'가 세워지는 과정을 그린다. '새로운 기업가'로서 경영자의 권한이 확대되는 장면도 구체적이다. 경영 관료조직은 정상에서 말단까지 촘촘한 위계를 만든다.

1950년대는 순응과 획일성이 지배하던 때였다. 이는 곧 대부분의 남성들이 사무직에서 일했다는 뜻이었다

전문직과 기술직의 재배치도 눈에 띈다. 의료·법률·대학·기업의 관계, '지식인 주식회사'의 운영, 판매의 중앙집중화와 '성격 시장', 사무의 기계화와 여성 노동의 위계까지 일상은 관리·조작·서류의 세계로 압축된다.

삶의 양식 편에서는 균열이 드러난다. 장인정신의 이상과 현대적 노동 조건의 간극, 지위의 혼란과 '성공' 이데올로기의 퇴색, 교육이 약속한 이동성과 출신이 부과하는 제약이 동시에 존재한다.

권력의 장에서 신중간계급은 '후위병의 정치학'으로 규정된다. 낮은 조직화와 분절된 이해관계, 대중매체의 영향, 정치적 무관심이 맞물려 변화의 주도자가 되지 못하는 구조가 드러난다. 화이트칼라 노조가 종종 '압력단체'에 머무는 한계도 예외가 아니다.

'화이트 칼라'의 저자 찰스 라이트 밀스(Charles Wright Mills, 1916~)는 미국의 사회학자이다. 그는 베버, 프로이트, 마르크스 등의 사회과학방법론을 흡수해 현대사회의 분석에 유효한 방법론을 세우려고 노력했다. 그의 또다른 대표작으로는 미국 지배계급을 분석한 '파워 엘리트'가 있다.

밀스가 세운 좌표는 오늘의 사무실에서도 유효한 점검표가 된다. 원제는 "White Collar: The American Middle Classes"

△화이트칼라: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돌베개/ 2만 8000원

화이트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