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도 기량도 진화하고 있는 안세영이 세계선수권 2연패라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열정도 기량도 점점 진화하고 있는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이 또 하나의 역사를 작성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세계선수권 2연패라는 매력적인 열매를 손에 넣기 위해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남자복식 랭킹 1위 서승재-김원호를 비롯한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5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 간 프랑스 파리의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2일 오전 출국한다.


파리 세계선수권은 올해 열리는 배드민턴 국제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의 무대다. 안세영이 지난달 중국오픈 준결승 도중 무릎 부상을 이유로 기권한 것도 세계선수권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2025년 들어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말레이시아오픈을 모두 제패하며 한해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시리즈 싹쓸이까지 가능했던 안세영이었으나 더 큰 이정표를 위해 무리하지 않고 멈추는 선택을 내렸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자다. 그는 2023년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을 2-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섰다.


이전까지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세계선수권 우승자가 있었으나 단식은 연이 없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도 1993년 영국 대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는데, 안세영이 벽을 허물었다.

2023년 덴마크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배드민턴사 최초로 단식 우승자가 된 안세영. ⓒ AFP=뉴스1

1977년 창설된 세계선수권은 3회 대회까지 3년 주기로 열리다 4회 대회부터 2년 주기로 줄었고 2005년 14회 미국 대회부터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안세영은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약속의 땅' 파리에서 2연패를 노린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아디다스 아레나는 지난해 안세영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24 파리올림픽 경기장이다. 안세영은 "과거의 영광이 올해의 성적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으나 자신에게 금메달을 안긴 좋은 기억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3개의 1000 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벌써 6개 국제대회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단연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다. 대회 조직위가 여자단식 조편성 결과를 소개하면서 '누가 안세영을 막을 수 있을까'라는 타이틀을 붙였을 정도다.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대진 추첨 결과 랭킹 101위 클라라 라소(벨기에)와 64강 첫판에서 맞붙는다. 조직위 측은 안세영이 순조롭게 32강과 16강을 통과한 뒤 8강에서 랭킹 7위인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툰중과 만날 것이라 전망했다.

4강까지는 까다로운 중국 선수들을 피한다. 특별한 변수 없이 예상대로 결과가 흐른다면 준결승에서 천웨페이를 만나고 결승에서 왕즈이 혹은 한위와 격돌하는 대진이 예상된다. 모두 난적이지만, 최근 기세는 상대가 더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안세영은 대회를 앞두고 BWF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상대를 경계해야하지만 가장 큰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면서 "무릎 부상은 거의 다 회복했다. 대표팀의 모든 훈련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내가 준비한 것만 제대로 보여주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