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3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극본 임진아/연출 장영석/이하 '트라이')는 예측불허 괴짜 감독 주가람(윤계상 분)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코믹 성장 스포츠 드라마다. 지난 2021년 SBS 문화재단 극본공모에서 만장일치로 최우수 작품에 당선된 만큼 완성도가 높은 데다, 스포츠물에 걸맞은 감동 서사를 제대로 보여줘 방영 내내 시청자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이에 '트라이'는 최고 시청률 6.8%(8월 16일 8회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청춘들의 성장 서사가 주가 되는 '트라이'에서 단연 돋보인 인물은 가수 겸 배우 위아이 김요한이 연기한 윤성준이다. 극 중 윤성준은 만년 꼴찌인 한양체고 럭비부를 책임지고 있는 주장으로, 숱한 위기 속에서도 팀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 타고난 능력보다, 피나는 노력이 더 어울리는 FM 선수이기도 하다. 김요한은 치열한 스포츠 세계 속에서 흔들리는 청춘 윤성준의 복잡한 내면을 자연스럽게 그려냈으며 또한 실제 럭비 선수 못지않은 피지컬과 움직임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성장하는 청춘의 자화상을 섬세하게 표현한 김요한은 이 작품을 통해 호평을 얻었다.
최근 뉴스1과 만난 김요한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아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트라이'가 본인에겐 인생작으로 남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N인터뷰】 ①에 이어>
-극에서 성준이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나. 실제 본인도 선수 시절 일탈과 반항을 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도망가고 싶은 적은 많았다. 평소 체중이 60kg대 중반이었는데 58kg급으로 시합에 나가려다 보니 반복되는 체중 감량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도망간 적은 없다. 선배들을 보면 도망가도 다 잡혀 오더라. 또 나는 스승님이 아버지이시다 보니 힘들다고 도망갈 순 없었다.
-태권도 선수에서 연예인으로 진로를 바꿀 때 아버지와 갈등은 없었나.
▶당시 회사의 제안을 받고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해외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조금 용기가 생겼다. 내가 운동을 그만둔다고 해서 한국까지 오시진 않을 거 아닌가.(웃음) 그래도 직접 말씀은 못 드리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리고 연예계 쪽으로 왔다. 지금은 제일 좋아하신다. 내 굿즈를 갖고 다니신다.(미소) 이번 드라마에 대해서는 별 말씀 없으시지만, 아마 봐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다.

-극에서 성준과 우진, 단의 삼각관계도 재미 요소 중 하나였다.
▶성준-우진 파가 있고 웅-우진파가 있더라. 많은 분이 과몰입해 주시는 건 그만큼 재밌다는 거니까 기분이 좋았다. 우진과 함께하는 신이 많진 않아도 중요했다. 까칠한 성준이가 우진이 앞에만 가면 고장이 나고 순둥이가 되지 않나. 성준이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려면 그 신들이 중요했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게 없는 소꿉친구인 데다, '테토녀'인 우진이에게 성준이가 계속 들이대는 관계도 내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정연 누나와도 연기 호흡이 잘 맞았다.
-'트라이' 속 성준이는 '좋은 어른'인 주가람을 만나 성장한다. 실제로 김요한 역시 살면서 '좋은 어른'을 만난 적이 있나.
▶모든 감독님이 다 좋았고 감사했지만, 나를 이렇게까지 성장하게 한 건 첫 스승님이기도 한 아버지다. 선수 시절 시합을 뛸 때도 항상 경기장에 와주셨고, 나도 시합이 안 풀리면 아버지를 찾아갔다. 내겐 정신적 지주시다.
-극 중 주가람 역의 윤계상과 '케미'는 어땠나.
▶현장에서 저를 항상 이끌어주셨다. 둘이 붙는 신이 많은데, 선배님이 대사를 하시면 나도 그대로 그 안에 끌려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또 선배님이 조언 같은 걸 하는 건 쑥스러워하시지만, 현장에서는 우리들을 많이 도와주셨다. 인상 깊었던 게 극 중 형식이가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컷'이 나온 뒤에도 형식이가 감정이 올라온 것 같으니 선배님이 바로 '다시 갈게요'라고 하시는 거다. 상대 배우 감정의 정점을 캐치해서 리드해주시는 걸 보고 소름이 돋았다. 나와 연기할 때도 감정이 올라올 때까지 항상 기다려주시고 준비가 됐을 때 할 수 있도록 끌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또 우리에겐 정말 대선배님이시지 않나. 그런데도 정말 친근하게 대해주신다. 우리가 촬영이 끝나고도 되게 자주 만나는데, 선배님께서 우리들을 보고 싶어 하셔서 연락을 종종 주신다. 럭비부도 실제로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럭비부원들과 팀워크도 끈끈하겠다.
▶'트라이' 촬영 전부터 3개월 동안 럭비도 같이 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다 보니 촬영할 때쯤엔 이미 많이 친해졌다. 매니저분들도 친해져서 지방 촬영을 가면 같은 숙소에 머무르고 그랬다. 그러니 촬영장에 같이 모여 있으면 그 에너지가 너무 좋은 거다. 서로 애드리브를 할 때도 스스럼 없이 받아줬다. 덕분에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았나 한다. 현장이 너무 좋고 행복했다.
-아무래도 스포츠 소재 드라마이다 보니 부상도 겪었을 듯한데.
▶성준이가 가장 먼저 트라이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럭비공이 진짜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그거만 보고 달려가다가 슬라이딩을 많이 했다. 잔디에 쓸리니까 샤워할 때 좀 아프더라. 발목도 살짝 다친 적이 있다. 그래도 럭비 경기 시퀀스를 찍는 만큼 부상은 당연히 감수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하고 싶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적은 없다.
<【N인터뷰】 ③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