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 보석사 '신중도'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본사 마곡사는 충남 금산 보석사 '신중도'를 환수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유산은 지난 6월 독일 경매에 출품된 것을 확인한 뒤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낙찰받았다.

조계종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경매 모니터링 자료를 통해 보석사 신중도를 발견했다. 제작 연호와 봉안 사찰명이 일부 훼손됐지만, 보석사 소장품임을 판독할 수 있었다.


낙찰 이후 통관 절차와 이송 과정을 거쳐 지난달 21일 국내로 반입됐다. 작품은 현재 마곡사 성보박물관에서 보존·관리되고 있다.

신중도는 화면 상단에 제석천과 범천을, 중앙에는 깃털 장식 투구를 쓴 위태천을 묘사했다. 하단에는 무장한 천룡팔부중이 자리 잡았고, 붉은색 바탕에 푸른색과 녹색이 대비를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 불화는 1886년 금호 약효 스님이 그린 작품이다. 약효 스님은 19세기 후반부터 1928년 입적까지 100여 점의 불화를 남긴 근대 대표 불모다. 이번 환수작은 그가 화업을 시작하던 초기 화풍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마곡사에는 현재 약효 스님의 불화 17점이 전하며, 사찰은 그의 뜻을 기려 매년 추모다례재를 봉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자 양성의 전통을 잇기 위해 금어원 건립도 추진 중이다.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인연 깊은 성보가 제자리로 돌아와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본말사 성보가 환지본처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성원 문화부장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의 협조에 감사드리며, 종단은 계속해서 성보 환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환수는 조계종이 관계기관·사찰과 협력해 문화유산을 지켜내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종단은 앞으로도 해외에 흩어진 성보를 찾아 제자리를 되돌리는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