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제 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갈라 포라스-김이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국제갤러리는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K1에서 갈라 포라스-김의 개인전 (자연 형태를 담는 조건(Conditions for holding a natural form)을 선보인다.

2일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갈라 포라스-김은 "이번 전시는 사물의 보존과 분류 방식을 탐구해 온 결과물"이라며 "특히 미술관 등 문화 기관의 제도적 관행과 유물에 담긴 다층적인 역사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두 개의 드로잉 연작 총 11점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인간이 자연물에 부여하는 인위적인 기준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이어간다.

전시작 중 하나인 드로잉 연작 '신호'(Signal)는 습기를 활용해 제작된 자연과의 협업 작품이다. 작가는 습기가 작품 보존을 위협하는 요소라는 통념을 깨고, 산업용 제습기로 모은 습기를 액상 흑연에 적신 천 위로 흘려보내 패널 위에 무작위 패턴을 만든다. 이 작품은 각 전시장의 기후, 방문객 수 등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여 공간의 보이지 않는 활력을 추상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갈라 포라스-김(b. 1984) 〈15 Rocks from outer space〉 2025 Colored pencil and Flashe on paper 182.9 x 228.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Gala Porras-Kim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다른 연작은 '수석'(壽石, 돌수집)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바탕으로 한 신작 드로잉 6점이다. 작가는 수석 수집 문화의 상세한 분류 체계와 인간의 인지 방식에 매료돼 이를 분석하고 재해석한다.


작가는 '균형 잡힌 돌', '우주에서 온 돌' 같은 전통적 분류에서 벗어나 작가만의 독자적인 범주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여러 돌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 재구성하여 관람객에게 사물을 지각하는 방식을 환기시킨다. 이 작품들은 조선 후기 회화 양식인 '책거리'를 참고해 정교한 묘사를 통해 사물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초대한 수석 수집가들의 소장품도 함께 선보인다. 드로잉과 실제 수석, 그리고 수집가들의 사연이 어우러져 돌이라는 고대의 구조물을 인식하는 다양한 개인적 조건을 되짚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런던과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갈라 포라스-김은 유물과 오브제가 제도적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탐구해 왔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박물관학적 관습에 대한 대안적 접근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