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8월 머니S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에이비엘바이오 주가가 연초 대비 3배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 4월 BBB(뇌혈관장벽)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관련 빅딜을 이뤄낸 것에 더해 추가 기술수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관측된다. 증권가는 에이비엘바이오 목표 주가를 올리며 기술 경쟁력을 호평했다.

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50분 10만1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 거래일 종가(10만300원) 대비 0.2% 하락했으나 올해 초(1월2일) 종가(2만9750원)와 견줬을 때는 3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36.5%에 달한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상승이 본격화된 건 지난 4월 초다. 지난 4월7일 영국 GSK와 IGF1R(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 기반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들리자 에이비엘바이오 주가가 급등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지난 4월4일 3만4050원에서 3거래일 만에 5만2600원(4월9일)으로 54.5% 상승한 뒤 등락을 반복하며 우상향하고 있다.

GSK와의 계약은 4조원대 대규모 기술수출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한 그랩바디-B는 IGF1R을 표적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주요 장애물인 BBB의 극복 가능성을 제시했다. BBB는 유해한 물질과 인자가 뇌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약물 역시 차단해 치료제 개발의 문제로 꼽힌다.

그랩바디-B에 대한 추가 기술수출도 가능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그랩바디-B 기술이전을 계약했을 당시 시장성이 큰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에 대한 독점권을 제외했다. 그랩바디-B의 확장성을 유지한 전략으로 아말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형태로 추가 기술수출을 이룰 수 있다.

ABL301 마일스톤 예상… 실적 개선도 '착착'

/사진=에이비엘바이오

최근 들어서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도 주목받고 있다. 2022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건강한 성인 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ABL301 미국 임상 1상에서 안정성과 내약성이 확인되면서다. 뇌부종·뇌출혈을 비롯해 3등급 이상의 약물 관련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아 성공적인 임상 1상이란 평가가 나왔다. 에이비엘바이오와 ABL301을 공동 개발 중인 사노피는 후속 임상을 단독 진행할 예정이다.


ABL301 임상 2상 진입은 올 4분기 이뤄질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임상 진전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의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수취가 가능하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 임상 1상 결과는 사노피의 ABL301 후속 임상 진행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며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부재해 미충족 수요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수출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도 성공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167억원, 201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망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전년 대비 매출은 249.5% 늘고 흑자전환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334억원, 영업손실 594억원을 기록했다.

이지수·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 목표 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BBB 셔틀 플랫폼을 보유해 RNA 치료제 전달 분야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노피, GSK 등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으로 기술력을 입증했고 연말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