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기어가 농기계 부품 중심 사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조원대 친환경차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국내 농기계 1위 대동그룹의 핵심 계열사 대동기어가 미래 모빌리티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농기계 사업 비중을 줄여 모회사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늘어나는 친환경차 수요에 맞춰 관련 부품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현대차그룹과 1조원대 친환경차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대동기어는 농기계를 비롯한 자동차, 산업기계용 동력전달장치 부품 및 트랜스미션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1973년 대동그룹이 설립한 첫 계열사로 대동에 농기계 파워트레인을 공급해왔다. 1990년대에는 자동차와 산업기계용 변속기 기어와 감속기 생산을 시작, 2021년부터는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동기어의 매출은 1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기계 사업 매출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농기계 부문 매출은 6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줄었다.

대동기어는 농기계 사업 대부분을 모회사 대동과의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 대동의 농기계 판매 실적에 따라 대동기어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구조다. 지난해 대동의 별도 기준 매출은 8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이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을 받으면서 향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동기어로서는 농기계 매출 타격을 최소화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최근 실적이 상승세인 자동차 부품 사업을 강화, 미래 모빌리티 부품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부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억원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1%에서 39.7%로 늘었다.


대동기어는 2023년 전기차 부품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전동 모빌리티 핵심 부품 생산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중심이던 동력전달장치와 기어 등도 친환경차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대동기어는 현대차, 현대트랜시스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조5695억원의 친환경차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대동

신사업 진출 1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대동기어는 지난해 1월 현대차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탑재되는 부품 공급 계약(1836억원)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현대차와 현대트랜시스의 전동화 구동 시스템 'e-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 공급 계약(1조2398억원)을 따냈다.

올해 6월에는 현대트랜시스와 1461억원 규모의 전기차 부품 공급 계약도 추가로 체결했다. 현재까지 친환경차 부품 수주잔액만 1조5659억원에 달한다. 대동기어는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과 경쟁사 대비 우수한 원가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대동기어 관계자는 "글로벌 소싱 전략을 적극 활용해 원재료의 해외 직수입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있다"며 "중간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전환은 서종환 대표 취임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선임된 서 대표는 현대차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해외 영업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 ▲영국 판매법인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사업부 ▲미국 판매법인 영업 총괄 ▲해외영업본부 글로벌채널기획팀장 ▲글로벌사업관리본부 글로벌채널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대동기어는 서 대표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직수출 확대와 매출처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동기어 관계자는 "올해를 해외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해외 직수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현지 파트너십, 거점 구축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