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면 황금빛으로 무르익은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사진=한국관광공사

한 해의 끝자락에 가까워지는 11월이 되면 자연은 황금빛으로 무르익는다. 수백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목부터 한라산의 정취를 담은 사찰까지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따라 걷다 보면 가을의 정취를 온전히 누리게 된다. 지금이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늦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은행나무 명소 5곳을 소개한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는 일시에 단풍이 들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는 전설이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8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굳건하게 마을을 지켜온 나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예로부터 신목으로 여겨진 이 은행나무는 가을에 단풍이 일시에 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높이 약 33m, 밑동 둘레 약 16m에 달하는 거대한 은행나무의 웅장함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멀리서 보면 여러 그루의 은행나무가 한 데 서 있는 것처럼 보일 만큼 크기와 위용이 남다르다.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존재감 덕분에 '인생샷 성지'로 입소문이 났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주차가 어려울 수 있으니 평일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주 부석사

영주 부석사의 입구에서 천왕문까지 가는 길에 늘어선 은행나무는 가을이면 황금빛 터널을 만든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신라 문무왕 16년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창건한 화엄종의 수사찰이다. 오랜 시간 한국적인 미를 간직해 오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입구인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가는 길에 늘어선 은행나무는 가을이면 황금빛 터널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부석사에 들어서면 날아오르는 것 같은 모습의 범종각을 둘러싼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양루에 오르면 누각이 액자 역할을 해 부석사 일대와 소백산맥을 아우르는 황금빛 단풍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서울 성균관 명륜당

성균관 명륜당에 자리한 은행나무는 역사와 계절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성균관대학교 안에 자리한 명륜당은 조선시대 최고 국립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의 중심 강당이다. 명륜당 앞뜰에는 40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자리한다. 천연기념물 제59호로 지정된 거목으로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든 은행잎이 명륜당과 어우러져 깊은 학문의 분위기를 더한다. 가을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를 통과하며 만들어내는 황금빛 그림자는 복잡한 서울 도심 속에서 역사와 계절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전주향교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전주향교는 곳곳에 자리한 은행나무 덕에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로 꼽힌다./사진=한국관광공사

고려 말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지방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만들어진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수령 400년이 넘은 대성전 은행나무와 곳곳에 줄지어 선 은행나무들 덕분에 1년 중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로 꼽힌다. 한옥의 짙은 기와지붕과 고풍스러운 흙담 사이로 황금빛 은행잎이 쏟아져 내리는 풍경은 한국 전통 건축미의 절정을 보여준다. 전주한옥마을과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주 관음사

한라산 기슭에 자리한 관음사는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들어 고즈넉한 풍경을 전한다. /사진=한국관광공사

한라산 해발 650m 기슭에 자리한 절로 제주 불교의 중심이다. 1911년에 심어진 은행나무가 가을이면 노란색 옷으로 갈아입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한라산의 맑은 공기와 고요한 사찰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감상하는 은행잎은 제주 특유의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가을 정취를 선사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템플스테이는 물론 교원 직무연수 교육, 달빛 동동(걷기 치유 명상), 토요 명상 여행, 행복 명상&힐링, 만다라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