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오더'가 출시 40일 만에 업데이트 중단 사태를 맞았다. 개발사인 픽셀트라이브가 경영난으로 IP 관리를 포기하면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진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반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3일 오후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사로부터 자금 사정과 경영상의 문제로 예정된 업데이트 및 유지보수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서비스는 유지하되 추가 콘텐츠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5일 신규 캐릭터 '올렉' 업데이트와 12일 대규모 업데이트는 중단됐고 인앱 결제 기능 역시 차단했다. 환불 절차는 고객센터 문의를 통해 개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가디스 오더는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공을 들인 IP다. 지난 9월24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되며 대대적인 마케팅이 진행됐다. 픽셀 아트 특유의 감성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수동 조작 액션을 결합한 게임으로 초반 조짐도 나쁘지 않았다. 출시 직후 한국과 대만 구글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2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출시 40일 만에 업데이트가 돌연 중단되며 유저 불만이 폭주했다. 개발사 픽셀트라이브가 자금난과 내부 경영 악화로 신규 콘텐츠 개발에 손을 떼면서 사실상 서비스 종료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서비스 운영을 이어나가려는 입장이지만 여의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퍼블리싱을 주력으로 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들어 매출 동력이 소진되는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38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8% 줄었으며 영업적자는 210억원을 내 적자전환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3분기도 부진하다. 매출 1261억원, 영업손실 37억원이 예상된다.
간판작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 매출이 하향 안정화된 가운데 '에버소울'과 '아키에이지 워', '우마무스메' 등 역시 돌파구가 되지 못하면서 가디스 오더가 하반기 공백을 메울 카드로 주목받았다.
이번 업데이트 중단으로 실적 회복 발판이 당분간 부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디스 오더 출시를 위해 마케팅비용을 지출하면서 힘을 쏟았지만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한 탓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렇다 할 신작이 없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자체 개발작 대신 퍼블리싱에 치중했다. 계열사 소유의 오딘을 제외하면 현재 인기 IP 대다수는 유통만 담당하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매출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앞서도 108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카카오VX·넵튠·세나테크놀로지 등 자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확보한 자금은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면서 퍼블리싱 보단 개발력 확충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