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본인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했던 모습.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뉴시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소환조사를 끝냈다.

민중기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2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건물에서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통보받은 시간보다 50분 일찍 특검 사무실 건물에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강제 구인 시도에도 불응하며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조사하는 민 특검팀의 소환을 거부했지만 이날은 응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마지막으로 마침표를 찍겠다는 심정으로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민 특검팀 수사 기한이 오는 28일 종료되는 만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민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각오로 160쪽 분량의 방대한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출석요구서에는 6가지 피의사실이 적혔다.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2억7000만원어치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및 공직 인사 청탁 명목으로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의 공범으로도 지목됐다.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말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이밖에 김 여사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인사·이권·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수수하는데 윤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민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가량 공천 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오후 1시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조사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과 고가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달리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 진술하며 방어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는 식사시간과 휴식 시간을 포함해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쯤 조서 열람을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나섰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조사에 출석해서 진술거부권 행사 없이 아는 부분에 대해 성실히 답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