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업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자금 여력을 기준으로 건설업계는 재편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지속되는 고물가와 고금리 영향에 국내 건설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업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 반면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은 버티기에 실패하며 줄줄이 폐업했다.

27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업체 수는 64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연평균 200~300건 수준이던 폐업 수는 2023년 500건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600건을 상회했다.


특히 중소·중견 건설업체의 폐업 수가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유동성이 경색됐다. 공공공사 물량까지 줄어 자금 여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건설업체부터 쓰러졌다.

재무구조가 안정된 대형 건설업체들은 데이터센터와 원전 등 신사업,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 시장에서도 대형사 브랜드의 선호 현상이 짙어지며 양극화가 심화됐다.

전문가들은 양극화가 구조가 지속됨에 따라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변동 때마다 재정이 안정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건설업은 경기 사이클이 길어 현 상황을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