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에도 학자금을 갚느라 빚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을 받고 근로소득이 발생해도 상환기준소득 이하인 대출자가 지난해 57.3%로 나타났다. 2014년 72%에서 14%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대출자들이 취업 후 소득이 적어 학자금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자금을 이용하는 사람과 이들의 대출잔액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5년 학자금 이용자 수는 93만4385명, 대출잔액은 6조3193억원이었으나 올해 7월 기준으로 102만2050명이 6조7405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빚에 허덕이는 청년 102만명 시대다. 청년들의 빚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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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
◆청년 취업활동 돕는 ‘연 3%’ 햇살론유스
정부는 대학생·미취업청년이 취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내년에 1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소액금융 상품인 '햇살론유스'(youth·가칭)를 출시한다. 대출 계획이 있는 청년들은 햇살론유스를 이용해 이자 부담을 줄여보자.
햇살론유스는 2020년 1월부터 은행권을 통해 1000억원 공급된다. 지원대상은 대학생·미취업청년과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사회초년생 등이다. 대출 한도는 최대 1200만원이며 연 금리는 3~4%대다. 최대 7년간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되 학업·군복무 기간 등을 고려해 충분한 거치기간을 부여한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가 대면상담·정밀심사를 통해 대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햇살론17 공급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2000억원의 두배인 4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초기 비교적 높은 금리(17.9%)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현장에선 대부업보다 금리가 낮고 은행 대출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실제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많아서다.
‘햇살론 17’ 이용 가능대상은 연 소득이 35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저소득·저신용자다. 연 소득은 직전 1년간 세전소득을 기준으로 하며 신용등급은 KCB나 NICE 등급 중 낮은 등급이 적용된다.
햇살론이나 새희망홀씨와 같은 서민금융상품, 2금융대출을 이용 중인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150∼250% 범위 내에서 심사기준을 운영할 계획이다. 만약 현재 대출을 연체하고 있거나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부담이 과도하게 높다면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대출 만기는 3년과 5년 중 선택할 수 있다. 매월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야 한다. 3년 분할상환 약정 시 연 2.5%포인트, 5년 분할상환 약정 시 연 1%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준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상환 과정에서 여유자금이 생길 경우엔 언제든 바로 상환이 가능하다.
최대 한도는 간편심사를 통해 700만원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다만 필요자금이 700만원을 넘는 경우 전국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대면상담을 통해 14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중소기업 재직 청년의 생활을 돕는 대출도 있다. 기업은행은 만 34세 이하의 중기 재직 청년들에게 최장 10년간 연 2.9%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IBK퍼스트원 대출’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중소기업에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 실행 시점에 기업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기관에 대출이 없어야 받을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최고 1000만원이고 대출 기간은 5년이나 10년 중 선택할 수 있다.
거치기간이 없어 대출 받은 다음달부터 원금균등분할이나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을 하게 된다. 중도에 상환하더라고 중도상환 해약금은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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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3000만원’ 혜택주는 내일채움공제
취업 후 청년들의 저축을 돕는 상품도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들이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청년, 정부, 기업의 3자 공동적금으로 2년간 근무하며 300만원을 납입하면 1600만원을, 3년간 600만원을 내고 3000만원을 돌려받아 인기가 높다.
이용 조건은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중소·중견 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청년만 가능하다. 군필자는 복무기간에 비례해 참여제한 연령을 연동해 적용하되 최고 만 39세로 한정한다.
기업은 고용보험 피보험자수 5인 이상 중소·중견 기업이어야 하며 소비향락업 등 일부 업종은 제외한다. 벤처기업과 청년 창업기업은 5인 미만 기업도 참여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에서는 2년형과 3년형으로 나눠 신청을 받고 있다.
2년형은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2년간 3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900만원, 기업이 400만원을 공동 적립해 만기 시 1600만원의 목돈 마련을 돕는 상품이다. 3년형은 청년이 3년간 6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1800만원, 기업이 600만원을 공동 적립해 만기 시 3000만원의 목돈 마련을 제공한다.
지난해 말 이전에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로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신청일 기준 해당 기업에서 6개월 이상 재직 중이고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면 전환이 가능하다.
청년 내일채움공제 가입 신청은 내일채움공제 홈페이지 또는 지역 내 기업은행·우리은행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가계의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정책금융 상품을 살펴보면 얼마든지 빚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보자.
☞ 본 기사는 <머니S> 제614호(2019년 10월15~2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