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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제약이 회계 처리 기준 위반으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로부터 검찰 고발 등 조치를 받았다. 증선위 조사에서 서울제약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허위·과대계상한 것이 낱낱이 드러났다. 업계에선 이번 서울제약의 회계 부정이 2020년 2월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사들이면서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당시 서울제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6일 증선위에 따르면 서울제약은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과 재고수불부를 이중으로 작성하는 행위 등을 통해 허위 매출과 매출원가를 인식해 당기순이익 등을 과대 계상한 것이 적발됐다. 감사인에게 허위의 매출 거래 증빙자료를 냈고 감사인의 외부 조회에서도 거짓 채권·채무조회서를 회신하도록 거래처와 공모하는 등 외부 감사 업무를 방해했다.
증선위는 서울제약과 전 대표이사 2인, 전 임원 2인, 전 담당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감사인 지정 3년 등 조치를 의결했다. 이와 함께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상장규정에 따라 서울제약의 주식거래를 정지했다.
최대주주 바뀌자 딱걸린 회계부정
서울제약은 2020년 2월 주인이 바뀌었다. 기존 서울제약 오너 2세 황우성 전 회장 외 8인은 보유주식 379만1715주(44.7%)를 사모펀드 큐캐피탈에 45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당시 인수가격은 서울제약의 주가(5950원)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었다. 그만큼 서울제약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큐캐피탈은 서울제약 인수 직후 이상징후를 포착했다. 2020년 1분기 서울제약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하회했기 때문이다. 서울제약의 매출액은 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2% 줄었고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9년까지 흑자를 내던 기업이 인수 직후 적자를 낸 것이다.
급기야 2020년 8월 4년치(2016~2019년) 서울제약의 실적이 무더기로 정정됐다. 서울제약의 2016년 영업이익은 정정 전 30억원에서 마이너스(-) 21억원으로 180도 달라졌다. 2017년 역시 41억원에서 -6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8년 영업손실액은 -37억원에서 -49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2019년 영업이익은 40억원에서 37억원으로 7.5% 감소했다.
순이익도 마찬가지다. ▲2016년 8억원에서 -45억원 ▲2017년 9억원에서 -106억원 ▲2018년 -44억원에서 -76억원 ▲2019년 2억원에서 -19억원 등으로 조정됐다.
업계에선 서울제약이 사모펀드에 팔리면서 회계 부정이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 이후 실적 등 회계부문에서 이상 징후를 포착했고 재감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서울제약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치 실적을 무더기로 정정해 조사를 시작했다"며 "이미 국세청도 세금 문제와 관련해 서울제약을 고발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