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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공략한다. 상대적으로 카카오와 긴밀한 유대를 맺어온 두나무가 네이버를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나무와 네이버페이는 최근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력에 나섰다. 네이버페이는 앞서 해당 사업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발행 구조나 운영 방식은 향후 규제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확정할 예정이다. 디지털 자산을 실생활 결제에 접목하겠다는 포석이다. 두나무 역시 가상자산 거래뿐만 아니라 결제와 송금 등으로 보폭을 넓히려고 노력해왔다. 두나무 관계자는 "업비트는 네이버페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세부적인 계획은 법과 제도가 마련되면 함께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1:1로 법정화폐에 연동돼 가격 안정성이 뛰어난 가상자산이다. 향후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 디지털화폐(CBDC)와 더불어 핵심 지급결제 수단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에선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 이어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등 핀테크 기업은 물론 넥써쓰같은 게임사들까지 앞다퉈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카카오 대신 네이버를 선택했다. 두나무는 카카오와의 관계가 각별하다. 카카오 그룹의 투자 전문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의 3대 주주로 현재 약 10.59%(369만5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석우 전 두나무 대표 역시 카카오 출신으로 두 기업은 오랜 시간 긴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 국면에서 카카오를 배제한 배경에는 '규제 회피'라는 현실적 고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구조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두나무가 참여할 경우 규제기관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와는 지분 구조상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어 상대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낮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까지 나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에 신경쓰는 가운데 두나무 입장에서는 카카오보다 독립성이 뚜렷한 파트너와 손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사업 영역이 커질 수 있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 국한돼 네이버와 비교하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시각이 많다. 앞으로 양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협업 형태 등은 규제 환경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