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강타한 'L의 공포'… 현실화된 트레이드오프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잭 켈리 미 포브스 노동전문 수석 칼럼니스트 "빅테크 대량 해고, 예고된 비극"
▶아론 소저너 미네소타대 교수(전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 "기준금리 인상, 빅테크 해고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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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는 잭 켈리(Jack Kelly) 미 포브스 노동 전문 수석 칼럼니스트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역임한 아론 소저너(Aaron Sojourner) 미네소타대 교수에게 미국 고용시장의 현주소를 물었다. 사진은 켈리 수석 칼럼니스트(왼쪽)와 소저너 교수. /사진=켈리 칼럼니스트, 소저너 교수 제공

'L(Layoff·해고)의 공포'가 미국을 강타했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인 미국 고용시장의 이면에 두려움이 엄습하는 이유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3.7%를 기록했다. 이는 50년 만에 최저였던 2020년 2월(3.5%)과 불과 0.2%포인트 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노동력 수요 회복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테크·금융 업계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인 1만1000여명을 감원했다. 창사 18년 만의 첫 대규모 해고였다. 아마존도 같은 달 역대 최대인 1만명의 정리 해고에 돌입했다. 아마존 해고는 2023년까지 이어진다. 트위터도 직원의 약 절반인 3700여명을 해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곧 4000여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메타 본사 앞 로고 표지판.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엇박자도 우려를 더한다.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해외로 진출한 기업을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인한 국내 일자리 증가는 임금/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유지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더라도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

머니S는 잭 켈리(Jack Kelly) 미 포브스 노동 전문 수석 칼럼니스트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을 역임한 아론 소저너(Aaron Sojourner) 미네소타대 교수에게 미국 고용시장의 현주소를 물었다.


"빅테크 칼바람, 예고된 비극"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켈리 칼럼니스트가 머니S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일론 머스크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트위터는 대량 해고 이후에도 여느 때와 같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켈리 칼럼니스트는 "이는 테크 기업들의 노동력이 포화상태였음을 방증한다"며 "머스크가 대규모 해고의 칼을 빼든 이유"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대규모 해고는 강한 전염성을 동반한다"며 "트위터 사례를 지켜본 다른 기업 경영진들도 몸집을 줄여 경기침체에 대비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인력의 절반을 해고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머스크는 자신의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워 이를 비교적 쉽게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크 업계 칼바람은 다른 업계로 전파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소저너 전 위원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테크 업계 해고 칼바람은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이라며 "많은 테크 기업들은 그동안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들은 (저금리에 따른) 값싼 자본을 소모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혀 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이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며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인원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 기업들이 기존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는 머스크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트위터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수십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출보다 많은 현금을 가져올 수 없다면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L의 공포, 전염성 강해"


미국 월가 표지판 모습. /사진=로이터

실제로 테크 업계의 한파는 다른 업계로 '전염'되고 있다. 금융과 미디어 등 전 업종에서 감원이 이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2월 1600여명을 해고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올 1분기 4000여명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는 일부 직원의 경우 연례 보너스를 삭감하거나 아예 주지 않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지난 2020~2021년 대규모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자 인력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벤츠는 지난해 9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만 무려 3600여명을 해고했으며 테슬라도 이번 1분기 감원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펩시콜라를 제조하는 미국의 펩시코도 곧 수백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해고 한파는 미국의 미디어 업계로 번졌다. 미 매체 CNN도 해고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CNN의 모기업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000여명을 해고했다. 뉴스 스트리밍 서비스 CNN+ 손실도 악재다. CNN은 CNN+에 약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입했으나 3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트레이드오프 현실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 행정부와 통화당국의 엇박자가 이어지자 트레이드오프(tradeoff) 우려도 고개를 든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공격적인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최종 기준금리를 5.1%로 상향 조정했다. FOMC 위원 19명 중 2명은 올해 최종 기준금리로 5.75%를 예상하기도 했다. 사실상 '시장을 냉각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트레이드오프가 이미 현실화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뱅크레이트닷컴의 수석 경제 분석가 마크 햄릭은 지난해 12월13일 공지를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개인·기업 등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면 경기 침체의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레이드오프가 이미 현실화됐다고 분석했다.


 

김태욱
김태욱 taewook9703@mt.co.kr

김태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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