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점유율 '세계 1위' 중국 꺾으려면

[머니S리포트-韓·中 '배터리 패권' 전쟁] ② 中 제조사, 안방 넘어 미국·유럽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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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미래 먹거리 '배터리'를 두고 한·중 업체들의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터를 잡은 유럽 시장에 중국 업체들도 뛰어들었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른 만큼 업계 영향력이 크다. 한국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는 한편 중국이 강점을 갖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광물 공급망도 강화하고 있다. 한·중 배터리 업체들의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국내 업체들의 사업 전략을 짚어봤다.
중국 CATL의 LFP 배터리. / 사진=로이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탄탄한 자국 수요와 지원 덕분에 성장해 '안방 호랑이'로 평가받았던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최근 미국과 유럽 시장으로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며 시장 1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였던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중국의 거센 공세를 막고 'K-배터리'의 위상을 한층 강화해야 하는 커다란 과제를 떠안게 됐다.


中 제조사, 세계시장 점유율 지속 확대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 배터리 총 사용량은 517.9기가와트시(GWh)로 전년대비 71.8%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선 중국 업체의 입지가 크게 확대됐다. 중국 CATL 사용량은 전년대비 92.5% 증가한 191.6GWh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33.0%에서 37.0%로 4.0%포인트 상승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중국 BYD도 사용량이 167.1%나 급증한 70.4GWh를 기록하며 점유율이 전년 8.7%에서 13.6%로 크게 올라 일본 파나소닉(7.3%)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CALB와 궈쉬안도 배터리 사용량이 1년 새 각각 151.6%, 112.2% 급증했다. 신왕다는 253.2% 폭증하는 등 전반적으로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도 전년보다 사용량이 늘었지만 중국 기업 성장세엔 미치지 못한다. 2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은 59.4GWh에서 70.4GWh로 18.5% 증가해 점유율이 19.7%에서 13.6%로 낮아졌다. 5위 SK온 점유율은 5.7%에서 5.4%로, 6위 삼성SDI는 4.8%에서 4.7%로 소폭 감소했다. 한국 3사의 배터리 점유율 합계는 23.7%로 전년(30.2%) 대비 6.5%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은 세계 최고의 내수 시장 수요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 배터리사가 중국에 뒤처지는 것은 맞지만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전년대비 97.1% 성장한 반면 유럽은 11.2% 성장하는 데 그쳤다"며 "자국 기업 텃밭인 수요를 바탕으로 현지 제조사들의 점유율을 늘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해외 배터리 제조사엔 폐쇄적인 중국 시장에 한국 제조사들이 진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미국·유럽 등 비중국 시장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중국은 지난해 말 자국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지급하던 보조금 혜택을 일몰, 앞으로 영향력이 감소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이후의 점유율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유럽 공략 속도내야


한국 제조사들은 미국과 유럽 지역에 생산설비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선 GM, 혼다 등 완성차업체들과 협력으로 생산시설을 짓고 있으며 최근 튀르키예에 포드와 합작 공장 건설도 착수했다. 이를 통해 '한국-북미-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 등 5개 국가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투자금만 지난해(6조3000억원)보다 50% 이상 늘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200GWh인 생산능력을 올해 300GWh로 끌어올리고 2025년엔 540GWh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SK온도 한국·미국·헝가리 등 국내외에서 배터리 공장 8개를 가동하면서 연 88.7GWh의 생산 능력을 갖춘데 이어 추가로 5개 공장을 짓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는 2025년 생산규모는 220GWh 이상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GM 등과 미국 투자를 강화한다. 업계에선 삼성SDI의 연산 능력이 지난해 53GWh에서 2026년 172GWh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제조사들은 중국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의 주력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도 적어 해외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을 늘리고 있어서다. SK온은 최근 대전연구소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5년께 본격적인 양산 체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기차용 LFP 셀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의 LFP 배터리 생산이 본격화하면 중저가 시장으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며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도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전망했다.

정부 차원에서 미국 등 해외 국가와의 정책적 공조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CATL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해 포드와 합작 공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호근 교수는 "IRA 시행으로 한국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했지만 CATL이 이것을 우회하면서 당초 법 제정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불공정한 편법에 대해 우리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한듬
이한듬 mumford@mt.co.kr

머니S 산업팀 기자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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