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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제2 렉라자' 개발을 위해 신규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총 계약규모 4000억원에 도입했다. 이번 계약은 공시 기준 유한양행이 그동안 국내 바이오벤처와 체결한 신약 후보물질 도입계약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 30일 제이인츠바이오와 표적치료제 'JIN-A04'의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4298억원이다. 계약금으로 25억원을 지급했고 개발과 허가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2946억원,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 1327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제이인츠바이오는 항암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다. 유한양행은 제이인츠바이오에 2021년과 2022년 각각 20억원을 투자해 지분 14.8%를 확보했다. 조안나 제이인츠바이오 대표는 "이번 유한양행과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으로 JIN-A04가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신약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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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렉라자 육성 나선 유한양행
JIN-A04는 비소세포폐암의 HER2유전자를 타깃하는 경구용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신약후보 물질이다. 현재까지 이를 타깃하는 승인된 경구용 항암제는 없다. 비임상에서 효과도 확인했다. 젠이츠바이오에 따르면 올해 개최된 미국 암 연구학회(AACR)에서 공개한 JIN-A04의 전임상 결과 생체 외·생체 내 연구에서 강력한 효능을 보였다.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통해 국산 신약 개발 성공 스토리를 썼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5년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비소세포폐암 신약이다. 2018년 유한양행은 얀센에 렉라자를 12억5500만달러(1조4047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잭폿을 터뜨렸다.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도입한 JIN-A04가 제2 렉라자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 계약금액은 그동안 유한양행이 신약개발을 위해 바이오벤처로부터 도입한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두번째로 규모가 크다. 역대 가장 큰 액수로 계약을 체결한 물질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알레르기 질환 신약 후보물질(GI-301)이다. 유한양행은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권리를 1조4090억원에 사들였다. 선급금으로 200억원을 지급했고 글로벌 제약사에 GI-301을 기술이전할 시 이익의 절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GI-301은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있다.
2018년에는 에이비엘바이오와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2종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590억원으로 유한양행이 체결한 기술도입 계약 가운데 세 번째 규모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앱클론, 녹십자, 굳티셀 등으로부터 다양한 질환의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한 상태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제이인츠바이오와의 계약으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해 제2, 제3 렉라자의 개발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빠르게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앞으로도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