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마라톤이 신체에 주는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고 하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라톤은 아무리 짧은 코스라 해도 평소 충분한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부상의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걷는 것과 달리 뛰는 동작은 체중의 2~3배 이상의 하중이 실려 관절이나 근육 및 연부조직(근육, 인대, 힘줄 등 단단한 뼈와 달리 인체 부드러운 조직을 통칭)에 무리를 준다.
마라토너 무릎부상 '러너즈 니'
마라토너에게 가장 잦은 부상이 '러너즈 니'(runner's knee)라 불리는 무릎부상이다. 무릎부상 대부분은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피로성 상해로 지나친 달리기가 그 원인이다. 이와 함께 잘못된 자세, 발의 형태, 근력, 유연성, 신발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발생한다. 무리한 운동과 잘못된 자세 등이 오래 지속되면 관절 내 여러 조직에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조직이 망가지면 관절의 퇴행성 변화 및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마라톤 중 무릎 통증이 나타났을 때는 달리기를 멈추고 냉찜질을 해주거나 무릎 뒤에 수건 등 푹신한 것을 받치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상태로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달리기 전에 구멍이 뚫린 무릎밴드를 구입해서 착용하는 하는 것도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자세나 신발, 외부적인 잘못 같은 분명한 원인이 없는데도 통증이나 염증이 낫지 않고 일상생활까지 이어진다면 가능한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자칫 성장판이 손상될 우려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적당한 운동량의 달리기는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너무 먼 거리를 자주 달릴 경우 신체 기능의 정상회복이 어렵고 성장판이 손상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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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뒤꿈치 부상, 족저근막염
무릎부상과 함께 가장 많이 생기는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발바닥의 아치를 받쳐준다. 이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에 있는 부위가 과로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발 뒤꿈치 쪽이 아프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 조금만 걷고 나면 통증이 사라져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너무 무리하게 달리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신발은 아킬레스건을 감싸는 패드와 깔창의 쿠션이 부드럽고, 발 앞부분이 적당히 구부러지는 유연한 신발이 좋다. 달리기를 할 때는 잔디길이나 흙바닥 등 가능한 표면이 부드러운 코스를 달리도록 한다.
족저근막염은 증세가 가벼울 경우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족저근막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쉽게 완치된다. 하지만 만성일 때는 연습량을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고 동시에 발목근력훈련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올바른 신발선택과 고관절 유연성 키워 부상 예방
마라톤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장시간 달리는 운동 인만큼 예기치 못한 부상의 위험 또한 많다. 우선 과체중이라면 마라톤 전에 적정 체중으로 조절하도록 한다. 비만일 경우 허리뿐 아니라 무릎, 발목 등이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에 맞는 운동요법과 충분한 치료를 통해 관절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나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운동을 피하다 보면 활동량이 감소해 오히려 관절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적당한 운동은 연골과 뼈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활액의 분비를 도와 관절질환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뼈를 자극해 뼈 형성을 활발하게 해준다. 달리기는 하루 30분, 일주일에 3회 정도,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은 매일 하면서 마라톤을 준비하도록 한다.
입문자라면 빨리 걷기부터 시작해 서서히 근육과 관절을 강화시켜 나가도록 한다. 처음 한달은 매일 30분 정도 자신에게 알맞은 속도로 뛰고 초반 10분과 마지막 5분은 걸으면서 몸을 풀고 호흡을 고르도록 한다. 이 단계가 익숙해지면 점차 훈련 강도를 높여간다.
운동 전에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길러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 후에는 바로 주저앉지 않도록 한다. 숨 고르기 운동과 함께 조금씩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체내 피로물질을 빨리 없애준다. 또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피로해진 몸을 정리해 주도록 한다.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것도 부상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관절이 유연해지면 달릴 때 무릎이 높이 올라가고 보폭이 늘어나게 돼 부상 방지에도 큰 효과가 있다. 반면 고관절이 좋지 않으면 자세가 부자연스러워 오랫동안 뛸 수 없다. 상하체가 따로 움직이면서 힘의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구력과 스피드에 모두 부담이 되는 것이다.
신발의 선택도 중요하다. 달리기 전용 신발이 아닌 경우 부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가장 먼저 양쪽 발 각각의 정확한 사이즈를 알아야 한다. 양쪽 발 사이즈가 다른 것을 모르고 같은 사이즈를 신을 경우 부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즈와 함께 충격흡수 기능과 발 형태에 따른 안정성을 보완해 주는 기능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평발에 가까운 경우 쿠션이 적은 제품이 좋다. 쿠션이 많으면 달릴 때 발을 안쪽으로 휘게 만들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마라톤 부상 예방법 다섯가지
▶상체는 가능한 수직으로 세워라
바른 자세 유지를 위해서는 시선을 전방 18~20m 앞에 두고, 옆에서 봤을 때 머리부터 어깨, 몸통, 엉덩이까지 일자 형태로 반듯하게 세우는 것이 원칙이다. 약 5도 정도는 앞으로 기울여도 괜찮지만, 10도 이상 기울여지면 허리근육을 경직시켜 달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허리의 통증이 심해진다. 서 있을 때나 걷고 달릴 때 엉덩이와 머리, 어깨의 선이 비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척추가 휘었거나 허리뼈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가 앞쪽으로 기울수록 양손이 어깨 부분까지 올라가 어깨근육을 경직시켜 뻐근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는 엉덩이를 앞쪽으로 살며시 밀면서 무릎을 위로 약간 올려주면 상체가 세워져 양팔이 자연스럽게 가슴 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팔은 90도를 유지하고 크게 흔들어라
양손은 달걀을 살짝 쥐는 듯한 모양이 좋다. 팔은 90도가 되도록 하고, 아래로 처지지 않도록 신경쓴다. 가능한 팔을 몸통 가까이 붙이면서 각도가 벌어지지 않는 수준에서 최대한 크게 흔들어야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무릎을 높이 들지 마라
다리와 무릎을 움직일 때는 무릎을 높이 들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장시간 달리기는 발목을 빨리 움직이는 숏 피치주법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발을 뒤로 차는 것은 발목과 아킬레스건 또는 종아리 근육과 무릎 관절이 강한 압박감을 받게 되므로 주의한다.
▶어깨와 목의 힘을 빼라
달리면서 어깨가 많이 아프다면 이는 어깨가 지나치게 들썩이고 있다는 증거. 목과 척추를 중심으로 상체의 힘을 빼고, 상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달려야 한다. 러닝머신 앞에 거울을 설치하고 달리는 모습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다.
▶발바닥 전체로 착지해라
착지 시 발바닥 전체를 지면에 착지시킨 뒤 발바닥을 굴리면서 앞꿈치로 밀어주면 허리와 골반, 착지된 발의 무릎이 펴지면서 앞으로 나가게 된다. 가능한 발을 앞쪽으로 쭉 뻗고 착지 시 뒤꿈치에서부터 새끼 발가락 그리고 엄지 발가락 쪽으로 체중이 이동하여 결국 발 전체에 고루 하중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