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비영리 독립언론인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와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두번째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은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와 함께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 그룹(WIDE GATE GROUP LIMITED)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지난 2008년 10월2일 설립된 이 회사는 등기이사(Director)로 조용민(서류상 영문명:CHO YONG MIN) 전 대표이사가 등재돼 있으며 주주(Shareholder)로 최은영(서류상 영문명:CHO EUN YOUNG) 회장과 조 전 대표가 올라있다.

뉴스타파는 "와이드 게이트 그룹의 발행주식은 5만주이며 이 가운데 최은영 회장이 90%인 4만500주, 조 전 대표가 10%인 5000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며 "주식취득 일자는 2008년 12월 9일이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국역사 현 대표인 황용득 사장도 조세피난처인 쿡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사장은 쿡 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Five Star Aku Trust)라는 회사를 지난 1996년 2월19일 설립했다. 신탁설정자(Settlor)로 황용득(서류상 영문명: Yong Deug Hwang) 사장이 올라있으며 신탁보호자(Protector), 신탁수익자(Beneficiary) 모두 황 사장으로 돼 있다.

뉴스타파 측은 "황 사장이 뉴스타파의 확인요청에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그 이후 접촉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화그룹은 황 사장의 개인의 일이며 그룹은 전혀 상관없다고 주장하다가 오늘(27일) 말을 바꿔 한화그룹 일본 현지법인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SK그룹 계열사 SK증권의 조민호 전 대표이사 부회장도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전 부회장은 버진아일랜드에 지난 1996년 1월15일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Crossbrook Inc.)를 설립했다. 등기이사(Director)는 조민호(서류상 영문명: Cho Min Ho)로 돼 있으며 주주(Shareholder)는 1996년 5월7일 주식을 취득했다 2003년 10월20일 처분한 익명의 주주다.

이후 익명의 주주가 처분한 주식은 조 전 부회장의 부인인 김영혜(서류상 영문명: Young Hye Cho Kim)씨가 사들였다.

뉴스타파는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의 서류상 발행주식은 1주이며 조민호의 부인 김영혜씨가 익명의 주주로부터 2003년 10월20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2차 명단에는 대우그룹 전 해외지사장과 임원도 포함됐다.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설 이사는 지난 2005년 7월18일 버진아일랜드에 콘투어 퍼시픽(CONTOUR PACIFIC LIMITED)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등기이사(Director)와 주주(Shareholder) 모두 이덕규(서류상 영문명: LEE DEOG KYU)로 돼 있다.

이 전 이사는 회사의 단독 등기이사 겸 주주로 돼 있으며 서류상 발생 총주식은 1주다.

그는 뉴스타파의 확인 요청에 "종합상사의 특성상 페이퍼 컴퍼니를 만드는 일이 본부장(이사급) 단독으로 결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으나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를 부인하며 회사와는 절대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은 2007년 4월18일 버진아일랜드에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SUN WAVE MANAGEMENT LIMITED)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의 등기이사(Director)는 'HUANG Rodger', 'CayDa Capital Group Inc.'로 되어 있다.

뉴스타파는 "유춘식씨는 'CayDa Capital Group Inc.' 등 8명의 주주 중 1명"이라며 "벤처 캐피털 투자를 위해 6만달러를 투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또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의 등기이사 겸 대주주로 등재돼 있는 'CayDa Capital Group Inc.' 역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유령회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