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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YTN 뉴스 캡처 |
생애 첫 미국 방문일정을 시작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수수한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교황은 특유의 환한 미소로 자신을 환영하는 인파에게 화답했다. 최근 언론에서 바람에 날아가는 교황 모자 '주케토(모관)'의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진 것을 의식한 듯 교황은 일찌감치 손으로 모자를 벗은 채 계단에서 내려왔다.
이례적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가족과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모두 기지로 나와 극진한 영접을 했지만 교황의 관심은 어린이들이었다. 교황은 강풍으로 옷이 뒤집히는 상황 속에서도 레드카펫 옆에 서있는 어린이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후 워싱턴 D.C.에 위치한 교황청 대사관 방문을 위해 이동한 교황은 의전 차량에서도 검소함이 엿보였다. 지난해 한국 방문 때 기아자동차의 쏘울을 사용했던 교황은 이번에도 소형차인 피아트의 500L에 탑승했다.
배기량이 1400cc에 불과한 500L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다른 국빈들이 사용한 대형 리무진 승용차나 SUV보다 크기가 작은 것은 물론 방탄기능도 없어 대조를 이뤘다. 평소 검소함을 강조해 온 그가 선택한 500L 양산형의 미국 내 판매가격은 최대 3000만원 미만이다.
그간 자본주의를 경계하고 부의 재분배를 강조해 '빈자의 아버지'로 불린 교황은 미국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할 계획이다. 그는 앞서 방문한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여객기 안에서 "내가 전하는 경제적 평등과 기후 변화에 관한 대응 방안은 모두 교회의 가르침 안에 있는 것"이라며 "단지 교회를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교황과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의 삶을 통해 모두 사회적, 경제적 정의와 관련한 헌신을 몸소 보여준 분들"이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나 교황의 연설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