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24일 오후 5시27분 시민사회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빈소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위대한 생애, 삼가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고 빈소에 약 15분간 머물렀다.
백기완 소장은 "자기 소신대로 일생을 사셔온 분이다. 흔들리지 않고 소신대로 사신, 정말로 빼어난 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명복을 빈다. 1987년도에 군사독재 끝장을 위해서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로 되어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할 때에도 김영삼 선생님이 기꺼이 응해줬던 생각이 난다. '군사독재 끝장을 낼때다'라고 하니까 눈물을 글썽이셨다"라고 말하며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배웅을 받았다.
백기완 소장은 1967년 장준하 선생과 함께 '백범사상연구소'를 설립한 뒤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힘쓰며 1985년 '통일문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이후 백기완 소장은 1987년,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맡으며 통일운동과 진보적 노동운동에 힘썼다.
한편 손 전 고문은 사흘째 빈소로 출근하고 있다. 백기완 소장은 손 전 고문에게 "썩은 나무도 발로 차야만 무너지는 법"이라며 "시골가서 있을 생각하지 말고 돌아오라"고 말했고, 손 전 고문은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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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지난 24일 저녁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 조문을 마친 뒤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등 관계자들과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