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원풍물산의 주가가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900원 수준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올 6월 1만5150원까지 치솟은 것. 그 후로 조금 꺾이기는 했지만 드문드문 이유없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아직도 8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원풍물산의 주가가 치솟은 이유는 회사가 투자한 미국의 바이오연구소 ‘렐마다테러퓨틱스’의 나스닥 상장 기대감 때문이다. 원풍물산은 지난 2007년 렐마다의 지분 10%를 14억원에 취득했다. 현재 지분율은 렐마다의 증자 및 투자유치로 3.4%까지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은 렐마다가 상장할 경우 2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약 260억원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자본총계가 357억인 원풍물산에게는 분명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렐마다의 나스닥 상장이 무산될 경우 주가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렐마다 상장이슈를 제외한 원풍물산의 기업가치는 주가가 900원일 때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원풍물산은 남성신사복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3분기 매출은 8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년 가까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물건을 판 대금이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재고자산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년간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재고자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물건을 만든 만큼 팔지 못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생산비나 관리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주가를 폭등시킨 렐마다의 상황은 어떨까. 렐마다 상장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거론돼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렐마다의 상장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온라인상에서 상장 진행상황이 떠돌 뿐 회사측에서 밝힌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

원풍물산 관계자는 “우리는 지분투자만 했을 뿐 렐마다가 어떻게 무엇을 진행하는지 전혀 모른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렇다면 매 분기보고서마다 렐마다의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적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기자수첩] 상장기업과 정확한 정보 공개

원풍물산 주식의 60%는 소액주주가 갖고 있다. 상장사는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투자한 지분가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회사가 전혀 모른다는 것은 경영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런 이슈에 무관심하다면 주가관리를 포기한 것과 같다.

하지만 원풍물산에서 근무하는 임원들은 누구보다도 주가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원풍물산의 한 임원은 지난 9월18일 보유한 원풍물산 주식 2만2503주를 주당 1만1303원에 처분했다. 이 임원은 지난해 5월 3만1540주를 주당 900원 안팎으로 매수한 바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