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예전만큼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지 못하며 경제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
앞서 통화량 축소 탓에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되는 디플레이션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 절하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바 있다.
WSJ은 중국이 80년대의 일본과 유사하다며 엔화 절상을 그대로 방치해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었다.
80년대 일본에서는 투자와 대출이 넘쳐났고, 기업들은 막대한 부채를 짊어졌다. 막대한 무역흑자는 미국 정부가 엔화 절상을 요구하며 압박하는 요인이었다.
구매력에 비해 과도하게 높아진 엔화가치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임금 등 각종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고 이는 생산자 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수년 뒤 다시 소비자물가를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중국의 답습이 우려되는 부분이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WSJ은 중국 생산자 물가가 연평균 5.9% 하락한 사실을 지적했다.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도 작년동기에 비해 1.3% 오르기는 했지만 예상치를 하회한 바 있다.
이에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은 "연간 중국기업이 부담하는 약 6%의 대출금리는 생산자물가의 하락을 고려한 실질금리로, 자칫 12%까지 폭등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고 디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최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단기자금을 빌려주는 정책인 단기 유동성 지원 창구의 금리를 인하했다. 또 인민은행은 하루짜리, 즉 오버나이트 대출금리를 4.5%에서 2.75%로 내렸고, 7일 만기 금리는 5.5%에서 3.25%로 낮췄다.
금리를 또 인하했다는 것은 결국 그간의 경기부양책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얘기며 중국이 예전만큼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지 못하며 경제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라 하면 생산자가 내수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종합한 지수인데, 이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수로 여겨지고 있다. 지금 3년 넘게 이 생산자 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이는 디플레이션의 우려와 연결된다.
가장 최근에 나온 10월 소비자물가는 1.3% 오르는데 그쳤다. 이것은 지난달 1.6% 상승보다도 낮았고, 시장의 예상치였던 1.4% 상승에도 미치지 못했다.
디플레이션이란 통화공급과 신용의 수축으로 일반적인 물가수준의 하락 현상을 말한다. 디플레이션은 보통 물가수준의 하락 뿐만이 아니라 생산의 감소와 실업의 증가가 수반되며, 경기순환의 하강국면과 관련된다.
쉽게 정리하면,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태, 또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것을 디스인플레이션 상태라고 하는데 디플레이션이든 디스인플레이션이든 이 상태가 이어지면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소비를 미루게 된다.
소비가 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생산을 미루고, 그만큼 투자도 늦추게 돼 경기는 둔화된다.
더군다나 중국은 새로 내놓은 뉴노멀 경제를 이루려면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데 현재의 디플레이션 상황이 소비를 늘리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디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데 너무 미적지근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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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사진=뉴스1(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