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하기 좋은 곳은? 선택의 폭이 넓은 제주도가 아닐까. 절경 속에 배도 띄우고 박물관에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기고 이동하는 동안 멋진 풍경도 본다. 사진 찍고 걷기 좋은 산책로도 많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볼 것 많고 놀 것 많은 제주도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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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 |
◆ 쇠소깍에서 어허야디야~
쇠소깍은 효돈천이다. 이곳 효돈리의 옛지명인 ‘쇠둔우둔’(牛屯)에서 유래했다. ‘쇠’와 ‘소’는 연못을 뜻하고 ‘깍’은 제주말로 하구다. 그러니까 ‘소 마을의 연못 하구’쯤 되겠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이곳에는 깊은 웅덩이가 있다. 웅덩이로 향하는 하천의 기암 절벽바위는 옛 중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은데 물길이 있지만 대부분 말라있다.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다. 그러다 갑자기 초록의 깊은 물이 소나무 그늘 아래 펼쳐진다. 여기가 쇠소깍이다. 건천을 따라 왔는데 깊은 연못이라니 이 물은 다 어디서 온 건가. 반전이다. 게다가 하천의 하구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나무가 울창한 것이 산속의 계곡 같다. 그리고 이내 드넓은 바다가 눈 앞에 나타난다. 이 또한 반전이다. 짧은 산책 중에 산·계곡·바다를 모두 만나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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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천 |
여행자는 다양한 형태로 이곳을 즐긴다. 인기 있는 것은 단연 ‘배 타기’. 종류도 다양해 테우, 수상자전거, 카약 중 택할 수 있다. 테우는 제주의 전통 뗏목이다. 나무로 엮은 뗏목 위에 앉아 줄을 슬슬 잡아당기면 물 따라 바람 따라 테우가 움직인다. 가이드가 테우를 적당히 운전하며 이곳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장군바위, 사랑바위, 독수리바위, 기원바위 등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열심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어느새 늘어질 것 같았던 뱃놀이가 끝이 난다. 수상자전거는 다리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동승자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방향을 잘 잡아야 엉뚱한 데서 맴돌지 않는다. 힘의 균형이 맞아야 하므로 친구와 함께 하기에 적당하다. 연인과 왔다면 수상자전거보다는 카약이 좋겠다. 쇠소깍 카약은 바닥이 투명하다. 물이 깊은데 투명하기까지 하니 처음에는 겁을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익숙해지면 물에 젖지 않고 물 위에 떠 있는 기분이 오묘하다. 쇠소깍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탐험과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쇠소깍에는 용이 살았다고 하여 용소라고도 한다. 물론 전설도 있다. 부잣집 무남독녀 외동딸이 머슴과 사랑에 빠지고 이루지 못할 사랑에 비관한 총각이 쇠소깍 상류에 있는 남내소에 몸을 던졌다. 100일 기도까지 드리며 시신이라도 수습하려 했던 처녀는 마침내 그를 찾았고 죽은 사랑을 안고 울다가 쇠소깍에 몸을 던졌다.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마을 동쪽에 신당이 마련됐다. 지금도 할망당, 여드레당이라 불리며 마을 주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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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소깍 바다 |
◆신영영화박물관 무비스타
제주는 박물관 천국이다. 이 중 신영영화박물관은 일찌감치 남원읍에 자리 잡은 관록의 박물관이다. 원로배우 신영균이 1999년에 개관했다. 한국 최초의 영화박물관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새단장을 해 더욱 알차게 꾸몄다. 카메라 렌즈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영화 100년사가 펼쳐진다. 스크린을 수놓았던 배우들의 모습, 지금도 사랑 받는 영화 캐릭터들, 천만관객 영화, 카메라와 필름, 영사기 등을 관람한다. 2층으로 오르는 길은 레드카펫이 깔려 있어 잠시 배우가 된 기분을 느껴보고 카페에서는 차 한잔을 마시며 한라산과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의 풍경을 즐긴다. 지하에는 시네마극장이 있다. 이곳에서 명작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지하층은 인터렉티브 미디어공간으로 꾸며졌다. 서클라이더, 5D라이더 같이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공간도 있고 조각가와 미디어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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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영화박물관 |
박물관의 절묘한 위치는 또 다른 자랑이다. 올레 5코스의 큰엉 해안경승지를 끼고 있다. 야외전시장은 자연스럽게 산책로로 이어진다. 박물관에서는 야자나무와 관목 사이로 영화의 주요 장면이나 캐릭터, 포스터를 꾸며 놓았다. 영화 <친구>의 친구들, <쥬라기공원>의 공룡, 오스카상 등 조금 유치한 것 같지만 셀카봉을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다 보면 오히려 빠져들게 된다.
산책로를 따라 바닷가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박물관 아래쪽은 큰엉 해안경승지로 바위가 바다를 집어삼킬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처럼 커다란 바위절벽이 그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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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5코스 |
◆ 아이와 함께 코코몽에코파크
신영영화박물관과 나란히 코코몽에코파크가 있다. 이곳은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다. 철저히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평소에 경험해 보지 못한 프리미엄 놀이기구와 장난감, 체험존은 아이들의 '육감(six senses)'을 자극하는 창작놀이들로 구성돼 있다. 조형미술가와 아트디렉터가 설계한 공간은 그 자체로 특별 전시회를 표방하며 영유아와 동반한 어른들에 대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다만 승마놀이, 타잔놀이, 이글루 낚시, 카레이싱, 코코몽기차, 에어볼 등 아이들을 유혹하는 놀이기구가 많아 그만큼의 추가 비용은 감안해야한다. 시즌마다 마련된 이벤트와 체험놀이를 미리 알아보고 가면 이 공간을 더 알차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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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몽에코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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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몽에코파크 |
[여행 정보]
제주공항에서 쇠소깍 가는 법
공항입구에서 ‘중문, 한림, 신제주’ 방면으로 우회전 - 공항로 - 신대로 - 종천길 - 연동교차로에서 좌회전 - 애조로 - 중앙로 - 상효입구에서 ‘상효동’ 방면으로 좌회전 - 하신상로 - 중산간동로 - 효돈순환로 - 일주동로 - 효돈순환로 - 쇠소깍로
[대중교통]
제주공항에서 500번, 100번 버스 승차 - 시외버스터미널 하차 - 730번 승차 - 두레빌라 정류장 하차 - 쇠소깍까지 도보이동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쇠소깍: 검색어 ‘쇠소깍’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효돈로 170
신영영화박물관무비스타: 검색어 ‘신영영화박물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536 영화박물관
코코몽에코파크: 검색어 ‘코코몽에코파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536 제주 코코몽에코파크
쇠소깍
문의: 064-732-1562
*테우·수상자전거
운행시간: (하절기) 오전 9시 ~ 오후 6시 / (동절기) 오전 9시 ~ 오후 4시
테우 승선료: 성인 7000원 / 소인 4000원
수상자전거 이용료: 성인(2명) 1만5000원 / 성인 1명 + 소인 1명 1만3000원
*투명카약
운행시간: 오전 9시 ~ 일몰 30분전
승선료: 2인 1만5000원 / 3인 2만원
문의: 064-767-1616 / 010-6417-1617
신영영화박물관 무비스타
문의: 064-805-0008
http://www.moviestarjeju.kr/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관람요금: 성인 1만2000원 / 청소년 1만원 / 어린이 8000원
코코몽에코파크
문의: 1661-4284
http://cocomongjeju.com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관람요금: 유아(24개월 미만) 무료 / 아동·청소년·성인(24개월 이상) 1만5000원
● 음식
K’s 키친: 주차장 근처 빨간 집이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한입에 베어 물기 힘들 정도로 풍성하고 두꺼운 햄버거가 이 집의 특징이다.
함박스테이크 1만5000원 / 비프버거 9000원 / 고르고졸라버거 1만2000원
070-8882-6676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효동 89
카페드스웨이: 50㎝ 핫도그로 유명한 카페다. 이 밖에도 브런치와 디저트, 수제 감귤 과즐, 다양한 치즈케이크가 있다.
오마이도그(50㎝ 핫도그) 1만5000원 / 하와이언샌드위치 7400원 / 체다치즈스프볼 6500원
070-7721-0811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쇠소깍로 100
● 숙박
공천포올레게스트하우스: 쇠소깍에서 3㎞쯤 가면 공천포라는 한적하고 예쁜 바닷가에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올레 5코스에 위치한 소박하지만 전망 좋은 숙소다.
예약문의: 064-767-0055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공천포로 63 / http://www.ollehouse.co.kr/
객실요금(2인): 5만원 / 도미토리(1인): 2만원
금호리조트: 남원읍 큰엉 해안경승지에 있다. 산책길이 바다로 이어져 있고 식당과 사우나, 빨래방, 피부관리실 등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이 쉬어가기 좋다.
예약문의: 064-766-8000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522-12
http://www.kumhoresort.co.kr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